카네코 슈스케: 크로스 파이어 (2000)
http://www.imdb.com/title/tt0266870/
원작: 미야베 미유키
출연: 야다 아키코, 나가사와 마사미, 후지타니 아야코(특별출연)

법의 심판을 교묘히 피해가는 사악한 범법자를 대신 처단하는 초능력자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크로스 파이어'는 '데스노트' 실사영화와 연결지점이 보이기도 한다. 카네코
슈스케 감독이 애초 이런 소재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류의
영화는 그리 낯설지 않은 것으로 선배감독들이 'Fury (브라이언 드 팔마)', '스캐너스', '데드존
(데이빗 크로넨버그)' 등을 통해서 남다른 능력을 지닌 이들을 통제하려는 국가권력의 습성
이나 주변인의 고통을 그려낸 바 있다. '크로스 파이어'는 비교하자면 '스캐너스'나 '데드존'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데 카네코 슈스케는 화려한 액션을 선보일 순간을 호시탐탐 기다리는 듯이
만족스러운 비쥬얼을 선사하면서도 드라마 연출에 있어서는 매끄러움을 보이고 있진 않다.
'히로인인 아오키 준코는 불을 일으키는 파이로키네시스를 지닌 초능력자로서 연인의 여동생이
살해 당하자 복수를 다짐하고 끝없는 추적을 해나간다.' 무척 흥미로운 이야기임에도 곁가지로
끼어있는 아오키 준코의 연인 카즈키의 부분이나 아오키 준코를 적대시하는 남자형사의 에피
소드는 아오키 준코를 중심으로 재미를 더해갈 시점에서 매번 흥미를 떨어트리는 역할을 한다.
주변부 인물이 극을 장악하는 시간이 너무 많다. 아오키 준코의 이야기가 아닌가. 그녀에게 좀
더 집중한 이야기를 선보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능력자 소재의 영화에
반색하는 이라면 이 영화는 적어도 체크리스트에 들어도 손색없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여주인공의
매력을 십분 활용하고 있고 호쾌한 진행을 보이지 못하는 답답한 흐름 속에서도 간간히 터져나오는
SFX의 화려함은 무시하기엔 아까울 정도이기 때문이다.

*미야베 미유키의 원작소설은 조만간 국내출간예정이다.
*스티븐 시갈의 딸인 후지타니 아야코는 웨이트레스 역으로 깜짝 출연을 한다. 후지타니 아야코는
카네코 슈스케의 '가메라' 시리즈에서 활약한 바 있다.

아오키 준코 역의 야다 아키코
캐스팅의 만족스러움 때문에 영화의 미진한 완성도를 더욱 원망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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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와 마사미의 데뷔작. 한국에 이연희가 있으면 일본엔 마사미가 있다!! 어색한 연기라면 누구 못지
않은 마사미인데 다행스럽게도 이 영화에서 마사미는 대사가 별로 없다. 신비스러운 소녀 역할이기도 해서
이 영화에서의 풋풋한 마사미는 매력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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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당이 어떻게 응징될 것인가는 쉽사리 예상이 가능하다. 머리를 폭파시켜버리는 '스캐너스'의
무지막지한 엔딩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통쾌한 엔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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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avaopera
,
구로사와 아키라의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을 보고서 '이걸 다시 만들어도 참 볼만 하겠군'
하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모험활극에서 바라게 되는 오락적인 재미가 가득 버무려져 있고
구로사와 감독이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처음 시도한 와이드 스크린 화면은 감상자에게
호방한 기상을 불어넣기에 충분합니다. 그런데 저만 그런 생각을 가진 건 아닌지 일본에서
리메이크작이 나왔습니다. 이름하여 '숨은 요새의 세 악인: 라스트 프린세스'. 메가폰을 잡은 이는
'로렐라이', '일본침몰'의 히구치 신지. 영화감독보다는 '가메라' 시리즈를 통해 특수효과 전문가로
더 이름이 높은 인물이죠. 결과적으로 이 번 리메이크 프로젝트는 히구치 신지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꼼꼼한 캐릭터 묘사에 대한 관심보다 눈에 확 띄는 볼거리 연출에
대한 손버릇을 어찌 할 수 없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먼저 영화의 줄거리를 대략적으로 요약해보면
패망한 아키즈키의 공주 '유키'와 장군 '마카베 로쿠로타'는 두 좀도둑의 도움을 받아 군자금을
야마나 군사들의 추적을 피해서 동맹국 하야카와로 이송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의 대략적인
얼개는 차이가 없지만 '라스트 프린세스'는 두 가지 큰 차이점을 보입니다.

먼저 공주 '유키'를 돕는 좀도둑 다케조의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인기 그룹 '아라시'의 마츠모토 준이
이 역할을 맡았다는데서 부터 짐작한 것이지만 비열하고 자기 실속만 챙기려는 원작의 인물과는 달리
무척 용맹스러워졌습니다. 그러므로 인해 공주와의 로맨스도 있고(원작에서는 잠든 공주를 강간하려던
인물이 이렇게나 멋지게 바꼈습니다!! ㅡ..ㅡ) 황금은 나몰라라 내팽겨쳐 두고 사로잡힌 공주를 구출하러
(원작에서는 황금을 챙기고 냅다 줄행랑)  혈혈단신 야마나의 적 진영에 침투합니다. 정말 큰 변화이지
않습니까? 이런 변화가 어떤 문제를 가져왔는가 하면 바로 공주의 위상 격하입니다. 원작에서 공주는 남자
처럼 자라온, 무예도 어느 정도 갖춘 자립적인 여성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곤경에서도 자신이 헤쳐나가
려는 의지가 강한 인물입니다. '라스트 프린세스'에서의 유키는 마냥 누군가에게 의지하려고만 하는 유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아름답고 애처러운 모습의 공주를 구하는 훈남 다케조의 활약을 흥행요소로 생각했겠지만
지나친 감상적 변화로 느껴졌습니다. 다케조의 활약에 따라 로쿠로타의 비중도 따라 줄었다는 건 안타까운
배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러한 인물들의 성격 변화와 함께 두드러지는 건 우르르쾅쾅 터트리고 무너지고 시끌벅적한 화면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히구치 신지 자신의 본령이 있는데 활용하지 않을리 없겠죠. '라스트 프린세스'에서는 화끈하게 터트려
줍니다. 야마나 요새의 폭발 신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극적인 재미로는 연결되지 못하고 요란하기만 한게 문제
겠죠. 머리 속에서 그렸을 땐 멋진 그림이 나왔을지 모릅니다. 요새는 폭발의 기로에 있고 애뜻하게 서로를 바라
보는 공주와 다케조는 위험천만의 순간 요새를 탈출한다! 공주와 다케조가 폭발하는 요새를 바라보고 있는데 뒤늦
게 로쿠로타와 신파치가 말을 타고서는 화염을 뒤로 하고 뛰쳐나올 땐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이것이 바로 흔히 말
하는 유치찬란!
이러저러한 차이점을 언급하기도 민망스럽게 어느 것 하나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없습니다. 모든게 과장되
게만 보입니다. 백성들을 생각하며 눈물흘리는 공주도, 공주때문에 갑작스레 야비한 놈에서 착한 놈으로 환골탈태
하는 다케조도, 다케조 때문에 비중이 왕창 줄어서는 왜 있는지 의구심이 들지만 천하명장이라고 들먹이는 로쿠로
타도, 신파치는 양념 존재라고 치고 제 역할 해주는 선수가 없으니 '덕지덕지' 혼재해 있는 양상이랄까요. 해학이
넘치면서 날렵한 원작영화와 이것저것 주렁주렁 달고서 뛰려는 이번 리메이크작. 지금 시대에 맞게 화려하게 꾸밀
려고 치장은 했다지만 빈곤함만 느껴집니다. '가득 채우느냐 덜 채우느냐는 중요치 않다. 적절한 쓰임이 중요하다.'
뭐  그런 얘기가 될까요. 원작을 접하지 못한 분들은 어떻게 느낄까 그런 궁금증이 듭니다. 원작과는 무관하게 이
영화 자체만으로도 좋은 평가가 내려지긴 어려울 듯 싶습니다.

Posted by javaop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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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타 요시미츠 감독의 '아수라처럼'에서 주제음악으로 사용된
Brigitte Fontaine의 Comme à la radio(라디오처럼)입니다.
동명의 앨범에 수록된 첫 트랙으로 브리짓 퐁텐느의 다채로운 보컬을
맛 볼 수 있는 앨범입니다. 세션으로 참가한 '아트 앙상블 오브 시카고'
는 아프리칸 리듬을 풍성하게 담아놨습니다. 자유분방하고 다채로운
앨범이라는 표현으로 족할 듯 싶습니다.


배우이자 뮤지션인 토가와 준의 'Comme a la radio'.


NO IS IV arkestra라는 팀의 해석.
쿠로키 히토미, 오타케 시노부, 후카다 쿄코, 후카츠 에리)을 한 화면에서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작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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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키 히토미의 딸 역으로 출연한 나가사와 마사미. 신인시절 출연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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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avaop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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