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해협 (1965)

영화노트 2008. 7. 14. 11:43
우치다 토무 内田吐夢: 기아해협 飢餓海峡(きがかいきょう)(1965)
http://www.imdb.com/title/tt0279901/
원작: 미나카미 츠토무 水上勉
출연: 미쿠니 렌타로 三国連太郎 (이누가이 타키치, 타루미 쿄이치로), 반 준자부로 伴淳三郎 (유미사카),
히다리 사치코 左幸子 (스기토 야에), 다카쿠라 켄 高倉健 (아지무라)

전후 일본은 경제적 빈곤으로 인해 힘든 시기였죠. 게다가 사회주의 이념이 점차 불붙기
시작하면서 혼란은 가중되고 있었습니다. 이 시기를 잘 반영해낸 영화 중의 하나로 후카
사쿠 긴지 감독의 야쿠자 연대기를 꼽을 수 있겠지요. 이권을 둘러싼 폭력배 집단의 개싸움
같은 이합집산 속에서 시대의 치열한 공기를 느끼게 하는 묵직한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
과는 달리 '기아해협'은 이누가이라는 한 남자의 흥망성쇠를 통해서 빈곤과 탐욕의 시대에
대한 훌륭한 자화상이 되어주는 작품입니다. 이누가이는 두 명의 동료와 함께 강도, 살인,
방화를 저지르고 결국엔 동료마저 살해를 합니다. 도피 중에 만난 스기토 야에라는 창녀에게서
도움을 받은 이누가이는 충동적으로 거금을 건네주게 됩니다. 뜻밖의 호의를 평생 잊지 않은
야에라는 여인으로 인해 이후 자수성가한 사업가 행세를 하던 이누가이는 몰락을 맞이하게
됩니다. 영화의 전반부는 빈곤한 시대를 느끼게 하는 설정들이 무척 훌륭합니다. 사나운 태풍,
휑한 들녘, 병에 시달리는 중년형사 등 배고프고, 초췌한 이미지들을 가득 심어놓으면서 강렬함을
줍니다. 후반부는 범죄극답게 야에의 등장으로 인해 파멸을 맞는 이누가이의 최후를 다루고
있습니다. 범죄자 이누가이, 스기토 야에, 형사 유미사카 형사 등 세 명의 인물로 오밀조밀 엮은
탄탄한 전반부와는 달리 수사 진행에 집중한 후반부는 초기 사회파 추리소설들의 시대적 낡음
이라고 할 수도 있는 죄의식으로 인해 범죄자가 자백하는 식의 쉬운 마무리를 택하고 있다는 것이
다소 아쉬움을 줍니다. 치밀한 수사에 따른 해결양상은 아닌 것이죠. 범죄를 거듭하면서도 참회의
기색이 없는 범죄자가 들끓는 요즘에서 보자면 순진하다고 여겨질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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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avaop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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