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모토 키하치: 블루 크리스마스 ブルークリスマス (1978)
http://www.imdb.com/title/tt0077281/
출연: 나카다이 다츠야(미나미 역), 다케시타 케이코(사에코 역)
공각기동대가 한창 화제에 오르내릴 때 들었던 문장이 떠오른다. '인간과 닮은 어떤 존재가 있다면
그들을 차별해서는 안된다' 굳이 인간과 닮은 존재라는 것에 한정하지 않고 생명을 지닌 존재들에
대한 존중 혹은 생명의 소중함 정도로 나는 받아들였다. 우리들과 다른 존재에 대한 공포 혹은 적대
적인 감정은 SF영화에서 자주 그려졌던 모습인데 오카모토 키하치 감독의 '블루 크리스마스'는 한발
더 나간 상황을 상정한다.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푸른 피를 지녔다. UFO를 목격
한 이들은 유전적인 변이를 일으켜서 푸른 피를 지니게 된 것이다. 그들은 아이들 역시 푸른 피를 지닌
채 태어나게 된다. 그들의 존재를 깨닫게 된 일반 사람들의 막연한 두려움, 적대감 그리고 힘을 가진 자
들이 공포를 조장하여 드러나는 전체사회의 풍경 등 나치 시대의 망령을 SF영화로 가져온다. 영화는 우주
과학 박사 효도의 실종을 추적하는 신문기자 미나미와 푸른 피를 지닌 사람들을 제거하는 임무를 맡은
요원 오키의 이야기를 큰 줄기로 가져간다. 단순 실종사건에 대한 조사로 효도를 추적하던 미나미는 자신을
압박하는 힘의 존재를 느끼게 되고 기어코 효도를 만나게 되었을 때 효도는 미나미가 막연히 생각하던 외계
존재, 푸른 피를 지닌 사람들에 대해 털어놓는다. 그리고 핵심적인 깨달음을 준다. '비밀이 새었다고 생각하
는가, 비밀은 샌 것이 아니고 누군가 일방적으로 대중에게 공포의 소문으로서 흘려보낸 것이다. 우주 어딘가의
침략자에 의해 전인류가 차례로 공격을 받고 있다. 침략자는 푸른 피를 지니고 있다는 공포의 여론을 전세계에
비밀리에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즈음에 오면 딱히 외계존재에 대한 궁금증은 흐름에 큰 의미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권력자가 구사하는 대중전략에 대한 비판을 하며 대중은 결코 음모의 핵심을 깨닫지 못하고 희생양이
될 뿐이라는 간결한 결론을 내린다. 오카모토 감독이 초반부터 빚어가며 쌓아올려가는 권력자의 음모라는 틀은
선굵은 이야기라는 것에서 흥분을 자아내며 매력적이다. 이건 영화 소재 자체의 매력이라고 해야할지. 아무래도
영상화된 결과물은 소재의 흥미로움에 비해 적지 않은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각 에피소드의 연출과 연결은
투박함을 느끼게 하고 적지 않게 등장하는 함량미달의 외국배우가 자아내는 어색함도 극의 흐름에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기대감을 품게 하는 초반의 이야기 구축을 생각하면 요원 오키와 그의 연인 사에코의 과도한 멜로드라마
적 진행은 2부격의 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고 그러한 멜로드라마적 포석으로 인해 예견된 아귀가 틀어진채 서둘러
마무리되는 인위적인 인상이 들고야 만다.
*영화의 부제이기도 한 'Blood Type: Blue'는 오카모토 감독의 팬이기도 한 안노 히데아키의 '에반게리온'에도
등장한다.
*전체주의 사회에 대한 주제로 오카모토 감독은 여러 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그 중 '살인광 시대'는 참조할만하다.
자칭 인구조절위원회라는 괴상한 조직을 운영하면서 열성인자를 지닌 사람들을 제거하려는 집단의 광기에 맞서는
교수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코미디 영화이다. 블랙코미디적인 느낌 탓인지 액션은 우스꽝스럽지만 감독의 진중한
의도는 쉽사리 손에 잡히는 영화이다. 조직의 수괴와 교수의 대사는 단순명료한 결론으로 느껴졌다. '사람들은 서로
를 미워하고 죽이고 싶어하지.' '사람들이 서로를 미워하고 죽이고 하는게 사실일지 몰라. 하지만 그 대상이 내가
되고 싶진 않아' 참으로 현명하오!
*푸른 피가 손을 타고 흐르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니 푸른 피가 등장한다는 이유가 방송불가가 된 광고가 생각난다.
영화의 상황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http://www.imdb.com/title/tt0077281/
출연: 나카다이 다츠야(미나미 역), 다케시타 케이코(사에코 역)
공각기동대가 한창 화제에 오르내릴 때 들었던 문장이 떠오른다. '인간과 닮은 어떤 존재가 있다면
그들을 차별해서는 안된다' 굳이 인간과 닮은 존재라는 것에 한정하지 않고 생명을 지닌 존재들에
대한 존중 혹은 생명의 소중함 정도로 나는 받아들였다. 우리들과 다른 존재에 대한 공포 혹은 적대
적인 감정은 SF영화에서 자주 그려졌던 모습인데 오카모토 키하치 감독의 '블루 크리스마스'는 한발
더 나간 상황을 상정한다.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푸른 피를 지녔다. UFO를 목격
한 이들은 유전적인 변이를 일으켜서 푸른 피를 지니게 된 것이다. 그들은 아이들 역시 푸른 피를 지닌
채 태어나게 된다. 그들의 존재를 깨닫게 된 일반 사람들의 막연한 두려움, 적대감 그리고 힘을 가진 자
들이 공포를 조장하여 드러나는 전체사회의 풍경 등 나치 시대의 망령을 SF영화로 가져온다. 영화는 우주
과학 박사 효도의 실종을 추적하는 신문기자 미나미와 푸른 피를 지닌 사람들을 제거하는 임무를 맡은
요원 오키의 이야기를 큰 줄기로 가져간다. 단순 실종사건에 대한 조사로 효도를 추적하던 미나미는 자신을
압박하는 힘의 존재를 느끼게 되고 기어코 효도를 만나게 되었을 때 효도는 미나미가 막연히 생각하던 외계
존재, 푸른 피를 지닌 사람들에 대해 털어놓는다. 그리고 핵심적인 깨달음을 준다. '비밀이 새었다고 생각하
는가, 비밀은 샌 것이 아니고 누군가 일방적으로 대중에게 공포의 소문으로서 흘려보낸 것이다. 우주 어딘가의
침략자에 의해 전인류가 차례로 공격을 받고 있다. 침략자는 푸른 피를 지니고 있다는 공포의 여론을 전세계에
비밀리에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즈음에 오면 딱히 외계존재에 대한 궁금증은 흐름에 큰 의미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권력자가 구사하는 대중전략에 대한 비판을 하며 대중은 결코 음모의 핵심을 깨닫지 못하고 희생양이
될 뿐이라는 간결한 결론을 내린다. 오카모토 감독이 초반부터 빚어가며 쌓아올려가는 권력자의 음모라는 틀은
선굵은 이야기라는 것에서 흥분을 자아내며 매력적이다. 이건 영화 소재 자체의 매력이라고 해야할지. 아무래도
영상화된 결과물은 소재의 흥미로움에 비해 적지 않은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각 에피소드의 연출과 연결은
투박함을 느끼게 하고 적지 않게 등장하는 함량미달의 외국배우가 자아내는 어색함도 극의 흐름에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기대감을 품게 하는 초반의 이야기 구축을 생각하면 요원 오키와 그의 연인 사에코의 과도한 멜로드라마
적 진행은 2부격의 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고 그러한 멜로드라마적 포석으로 인해 예견된 아귀가 틀어진채 서둘러
마무리되는 인위적인 인상이 들고야 만다.
*영화의 부제이기도 한 'Blood Type: Blue'는 오카모토 감독의 팬이기도 한 안노 히데아키의 '에반게리온'에도
등장한다.
*전체주의 사회에 대한 주제로 오카모토 감독은 여러 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그 중 '살인광 시대'는 참조할만하다.
자칭 인구조절위원회라는 괴상한 조직을 운영하면서 열성인자를 지닌 사람들을 제거하려는 집단의 광기에 맞서는
교수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코미디 영화이다. 블랙코미디적인 느낌 탓인지 액션은 우스꽝스럽지만 감독의 진중한
의도는 쉽사리 손에 잡히는 영화이다. 조직의 수괴와 교수의 대사는 단순명료한 결론으로 느껴졌다. '사람들은 서로
를 미워하고 죽이고 싶어하지.' '사람들이 서로를 미워하고 죽이고 하는게 사실일지 몰라. 하지만 그 대상이 내가
되고 싶진 않아' 참으로 현명하오!
*푸른 피가 손을 타고 흐르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니 푸른 피가 등장한다는 이유가 방송불가가 된 광고가 생각난다.
영화의 상황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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