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레이: 이성으로의 회귀 Return to Reason (2023)
https://www.imdb.com/title/tt27656132/

만 레이의 "이성으로의 회귀" 백주년을 맞이하여 그의 작품에
SQÜRL (짐 자무시, 카터 로건)의 음악을 곁들인 모음집이다.

이성으로의 회귀 Le retour à la raison (1923)
에마크 바키아 Emak-Bakia (1927)
불가사리 L'étoile de mer (1928)
주사위 성의 신비 Les Mystères du Château du Dé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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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벨 페라라: 피어 시티 Fear City (1984)
https://www.imdb.com/title/tt0087247/

미아 고스가 나오는 "맥신 MaXXXine" 예고편을 보다가 "피어 시티"가 생각나더군요. 80년대와 연쇄살인마라는 소소한 공통 키워드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톰 베린저가 트라우마가 있는 전직 복서 출신으로 등장을 하죠. 국내에는 "피어 시티"라는 제목으로 비디오 출시되기도 했고 다른 제목을 달고 나오기도 했는데 신기한 건 서로 편집이 살짝 다르더라고요. '아니... 있던 장면 어디 갔지?' 당황하면서 봤던 일이 있었네요. 이 영화를 기억하고 있는 건 엔드 크레딧에 나오는 데이비드 요한슨의 노래때문이기도 합니다. 엔드 크레딧만 몇 번씩 돌려서 보기도 했죠.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들어보니 역시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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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니 만: 격노 The Furies (1950)
https://www.imdb.com/title/tt0042490/

안소니 만은 어렸을 적에 TV에서 "엘 시드"를 종종 방영해줘서 봤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시간이 많이 흘러서 "서부의 사나이"를 보고서 이 감독의 매력을 뒤늦게 알게 됐죠.

크라이테리언 컬렉션에서 나온 격노 블루레이는 시나리오 작가이자 소설가인 니벤 부슈의 소설을 같이 담고 있어요.  " 행잉록에서의 소풍"이나 "여섯 개의 도덕 이야기" 블루레이 패키지도 소설이 같이 포함되어 있는데 한 번씩 책장에서 꺼낼 때마다 아주 흡족한 기분이 들더군요. 소책자에는 평론가 로빈 우드의 에세이도 실려 있고 카이에 뒤 시네마 1957년 3월호에 실렸던 클로드 샤브롤과 안소니 만의 인터뷰도 담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신진급 감독들에 대한 언급을 하는데 프레드 진네만, 로버트 알드리치, 리차드 브룩스, 스탠리 큐브릭 같은 이름들이 등장하네요. 이제는 다 고인이 되었을 정도로 시간이 흐른 시점에서 명감독들의 이름을 접하니깐 남다른 느낌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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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카무스: 죄없는 성자들 Los santos inocentes (1984)
https://www.imdb.com/title/tt0088040/

원작: 미겔 델리베스 "죄없는 성자들"
1960년대 스페인 엑스트레마두라 지역의 가난한 농부 가족은
부유한 지주들을 위해 착취를 당하면서도 열심히 일을 한다

"죄없는 성자들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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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프리드킨: 소서러 소서러 Sorcerer (1977)
https://www.imdb.com/title/tt0076740/

어제 토요일 오후에 비가 쏟아지고 바람이 불고 하니깐 좋아하는 이 영화 생각이 나더군요. OTT에 서비스 중이어서 바로 감상할 수 있었으면 딱 좋았을텐데 아쉽더라고요. 같은 원작을 바탕으로 한 클루조의 "공포의 보수"가 대단한 작품이긴 하지만 프리드킨의 "소서러"가 가진 매력도 색다르죠. 비루한 현실을 벗어나고자 극약처방 같은 선택을 하는 사나이들 이야기잖아요. 내용에 걸맞게 극단적으로 감정의 진폭을 영상으로 잘 전해주는 영화인 듯 해요. 출발 전에 트럭을 수리하면서 헤드라이트 켜는 장면이랑 비가 세차게 쏟아지는 와중에 출렁다리를 건너는 장면은 강렬해서 잊혀지지 않네요. 출렁다리에서 나무더미가 밀려내려올 때는 소름이 쫘악 돋았어요. 아니 이것은 공포영화인가 싶을 정도로 공포감을 순식간에 끌어내는 놀라운 장면이죠. 극장에서 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싶은 영화 중 한 편입니다.

"소서러 (1977)"


탠저린 드림의 소서러 테마 'Betrayal'. 평소 자주 듣는 영화음악 중 하나네요. 탠저린 드림은 중학교 때 비디오로 봤던 마이클 만의 "악마의 성"이 생각이 나요. 음악 덕분인지 영화의 느낌이 남달랐어요. 영화에 대한 기억은 가물가물해졌는데 "악마의 성" 음악만 따로 들어보니 기억과는 다르게 심심하더라고요. 감상의 느낌이라는 게 때에 따라서 많이 다르다는 게 신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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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소와 트뤼포: 아델 H 이야기 L'histoire d'Adèle H. (1975)
https://www.imdb.com/title/tt0073114/

미생의 믿음이라는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작품이 있죠. 남자는 다리 아래에서 여자와 만나기로 약속을 합니다. 남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물이 차오르는데도 끝끝내 버티다 익사해서 죽게 됩니다. 미생지신 고사성어에서 가져온 이야기잖아요. 헛된 기대나 과도한 믿음으로 목숨마저 해하는 사람의 융통성없는 어리석음으로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아쿠타가와는 무언가에 어쩔 수 없을 정도로 기대한다는 것이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라는 해석을 하면서 자신을 변호하기도 하죠. 미생의 혼이 자신에게도 이어져 있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면서 말이죠. 아델 H 이야기 보면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와 미생지신의 고사가 떠올랐어요. 어떻게 한 사람에 대한 신앙과 같은 믿음과 사랑이 있을까 미스터리처럼 다가옵니다. 

야나기마치 미츠오 감독의 "카뮈 따윈 몰라'에 보면 "아델 H 이야기"가 재밌게 언급되는 장면이 등장하죠. 남자를 극성스럽게 쫓아다니는 여자가 나오죠. 주변 남자들이 아델 H 이야기에 나오는 아델 같다면서 다소 비웃음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대화를 하죠.

촬영감독: 네스토르 알멘드로스, 음악: 모리스 조베르



스크랩을 해뒀던 "아델 H 이야기' 잡지기사네요. 언제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93 하반기 기대작' 이런 문구가 있는 걸 보니 93년도인 듯하네요. 저 역시 어릴 적에 이자벨 아자니가 미인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다른 과라고 해야 할까요. 무서운 누나 같은 느낌? 예쁘신데 거리감 느껴지는 부분이 있죠. 살벌한 영화에 많이 나오셔서 그런가 싶기도 해요. 기억나는 영화 중에 '사막 탈출 Ishtar'이 있네요. 워렌 비티, 더스틴 호프먼이랑 같이 나왔던 영화죠. 영화는 너무 재미가 없었는데 더스틴 호프먼이었는지 누구였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이자벨 아자니의 복부를 가격하는 장면이 나와요. 그 장면을 보고서는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저렇게 예쁘신 분을 저렇게 무자비하게 때린다고? 그런 느낌이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친구 녀석이 카세트 테이프를 하나 구입한다고 하길래 레코드 가게에 따라가서 "여왕 마고" 사운드트랙을 사게 했던 일도 생각이 납니다. 고란 브레고비치가 음악을 담당했었죠. 친구 덕분에 나중에 빌려서 열심히 듣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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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서 동네 산책을 나갔는데 생각보다 비가 세차더군요. 금방 젖은 옷에 화들짝 놀라서 바로 집으로 들어왔어요. 동네 산책을 나갈 때마다 지나가게 되는 이웃집에 모과나무가 있어요. 꽃이 지고서 열매 같은 게 열려 있더군요. 재작년 가을에는 주렁주렁 열린 노란 모과 열매의 향을 맡으면서 지나치는 게 좋았는데 작년에 어쩐 일인지 열매가 하나도 보이지 않더군요. 아쉬웠는데 올해는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이건 4월 2일날 지나치다가 모과나무 꽃이 피었길래 찍은 거예요. 꽃이 예쁘네요.



5월 4일 토요일 도서관에 가서 대출해온 책들입니다. 예세닌 시선, 르누아르 그리고 만화책 리틀 포레스트를 골랐어요. 예세닌 시집이랑 르누아르는 전에 빌렸던 적이 있는데 다시 보고 싶어서 대출한 거예요. 히가시 요이치 감독의 "사계 나츠코" 영화를 보는데 이 시인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궁금해서 빌렸던 시집이죠. '어머니께 드리는 편지', '자작나무' 같은 시들이 좋았어요.



시공디스커버리 총서로 나온 르누아르에 대한 책은 전자책으로 가지고 있긴 한데 더 큰 판형의 책으로 봐서 그런가 그림이 한층 멋져 보이더군요. 그리고 장 르누아르 감독의 아버지에 대한 회고글 발췌분이 실려 있어서 좋았어요. 아쉽게도 책은 현재 절판이 된 모양이에요.

'올리브 나무가 드리우는 그늘은 흔히 연자줏빛이다. 그곳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반짝거리며 즐거움과 생기로 가득 차 있다. 가만히 귀를 기울여보면 아버지가 여전히 거기에 있으며 아버지가 그림을 구상할 때 내던 콧노래 소리를 문득 듣게 될 것이다. 아버지는 그 풍경의 일부이다. 아버지가 머리에 비스듬히 흰색 리넨 모자를 쓰고 거기 이젤 앞에 앉아 있는 것을 보는 데는 많은 상상력이 필요치 않다.
아버지의 여윈 얼굴은 정답게 놀리는 표정을 짓고 있다. 생애의 마지막 몇 주를 제외하면, 우리는 딱하도록 몸이 수척해지고 마비된 아버지의 모습을 그다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가브리엘과 형과 나는 그 때문에 근심하지도 않았고, 누군가가 아버지옆에 붙어 있지도 않았다. 우리는 거기에 익숙해졌고 아버지 역시 그러했다. 이제 시간이 흐르면서 내 눈에는 아버지가 더욱 잘 보인다.'



일본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재밌게 봤었는데 거기에 밤조림을 조리하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어릴 적에 할머니가 해주신 밤조림 먹으면서 정말 맛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정작 원없이 먹진 못했죠. 부족한 양이 아쉬웠어요. 그때는 더 많이 먹고 싶었고 이제는 나이 들어서는 해줄 사람이 없어서 먹을 일이 없는 것이 아쉽죠. 리틀 포레스트에는 잼 만드는 장면도 나오죠. 2018 월드컵 한국 대 독일 경기를 할 때 저는 보리수 열매로 잼을 만들고 있었죠. 정말 맛있더라고요. 



5월 3일 금요일 오후 산책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형님이 열무를 가져다 놓았더라고요. 두 단 정도 되는 듯 한데 쌈만 싸먹기에는 양이 많은 듯 해서 반 정도만 물김치를 담궜어요. 직접 담아본 적은 처음이네요. 금요일 밤에 담아서 일요일인 오늘 조금 덜어서 먹어봤는데 '이런 미라클!!' 생각보다 너무 맛이 있어서 스스로 당황했네요. 너무 맛있는 걸. 이렇게 간단하게 맛있게 된다고? 이건 축복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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