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imdb.com/title/tt0072750/
지진으로 인해 지상에 출현하게 된 괴생명체의 공격을 그린 호러물로서 불을 일으키는
능력을 보여준다는 것에서 색다름을 느끼게 한다. 불을 일으키는 여자 초능력자 이야기인
'크로스파이어'에서 보여지는 사람을 불태우는, 화려한 파이어 장면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던게
떠올랐는데 '버그'의 파이어 효과는 빈약하지만 실내에서 스멀스멀 기어나와 상대방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버그의 습격 장면은 나름 소소한 재미를 주기도 한다. 영화 상에서는 벌레 한
마리가 활약해서 공격을 펼치는데 아무래도 당시 제작환경의 제약에 따른 것이겠지만 지금
생각하면 조금 더 떼를 이룬 공격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들기도 한다. 지금 업그레이드된
기술력으로 다시 만들어도 꽤 재미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버그의 몇차례 습격 장면이 있고
이후 주인공인 제임스 파미터 교수가 버그를 처음 발견한 학생과 버그를 퇴치하는 내용이겠거니
예상했는데 후반부는 아내를 잃고 이성을 상실한 파미터 교수가 바퀴벌레와 교배를 해 새로운
교배종을 만들어내는 실험장면으로 채워진다. 보노라면 명색이 벌레에 해박한 교수라는 사람이
실험 상자의 잠금상태도 허술하게 관리한다는 게 영 미덥지 못한 사내로 느껴졌다. ㅎㅎ 자신이
새로운 교배종을 제어할 수 있으리란 교수의 예상 범위를 뛰어넘는 새로운 종의 영악함은 결국
비극으로 이끌게 된다. 버그의 활약상이 기대만큼 풍성하진 않지만 실험실에서 교수와 버그 간의
긴장관계는 나름의 밀도가 느껴져서 인상에 남는 부분이다. 우리도 벌레들이 활약하는 영화를
한 편쯤 만들어도 흥하지 않을까?
주인공인 제임스 파미터 교수. 이 표정은 왠지 로저 코먼의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다.
'이 놈들은 날고기를 좋아한다.' 이런 류 영화에 나오는 자칭 교수라는 인물은 항상 같은 실수를 한다. ㅎㅎ
자신이 종을 확실히 제어할 수 있다고 자만하다가 희생양이 된다는 것이다. 바글바글거리는 벌레를 위한
테마송 Pearl Jam의 Bugs. 가사와는 별개로 무척 귀염성이 느껴지는 곡이다. ㅎㅎ
'I got bugs
I got bugs in my room
Bugs in my bed
Bugs in my ears
Their eggs in my head
Bugs in my pockets
Bugs in my shoes'
포스터에서 묘사하고 있는 장면이 바로 이 여성의 테러 장면이다. 전화기를 집어들다
피해자가 된다. 영화 상에서 적나라하게 묘사를 하고 있지 않아서 김이 새는 감이 있지만
상상을 하면 할수록 몸이 움찔하게 된다. 그런게 벌레가 등장하는 영화의 묘미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가장 적나라한 느낌을 주는 건 의외로 희생되는 사람들이 아니라 첫 희생물이
되는 고양이다. 버그를 얕잡아보다가 순식간에 불덩어리가 되는 고양이의 모습이 꽤 처참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이 여성도 그렇고 파미터 교수의 부인도 그렇고 상당히 매력적인 마스크의
소유자들이다. 두 여성이 함께 등장하는 장례식 장면은 그래서 이상한 유쾌함마저 느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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