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구입했던 블루레이입니다. 정확히는 작년말에 다 구입한 것들이네요.
미국 폭설로 비행기가 안 떠서 한참 늦게 받기도 하고 색다른 경험을 했어요.
아직 제대로 감상을 못했어요. 디즈니 플러스, 프라임 비디오, 애플TV를 현재
이용하고 있는데 이번달 이용기간 끝나기 전까지 부지런히 보고 있어서 덕분에
블루레이 감상은 잠시 미뤄지고 있네요.

질 클레이버그가 출연한 베루톨루치의 '루나'랑 마이클 리치의 '세미터프'입니다.
'독신녀 에리카'를 보고 요즘 푹 빠져 있는 여배우예요. 찜해두고서 할인행사만
기다렸는데 키노 로버 사이트에서 마침 세일을 해서 구입하게 됐네요.


존 휴즈 콜렉션이랑 미클로시 얀초 콜렉션입니다.
존 휴즈 콜렉션은 Some Kind of Wonderful 이 영화 때문에 구입한 게 크네요.
리 톰슨과 메리 스튜어트 매스터슨 이름을 딱 보는 순간 꼭 사야겠다 싶더라고요.
스티브 마틴 나오는 '자동차 대소동 Planes, Trains & Automobiles'은 아이튠즈에
한글자막이 있더군요. 아이튠즈에서 할인할 때 구입해도 좋을 듯 하네요. 
미클로시 얀초 콜렉션은 조금 뚱뚱한 케이스에 네 장의 디스크가 수록되어
있는데 장편 영화를 비롯해서 단편 영화들이 빽빽하게 들어 있습니다. 소책자
에는 마틴 스콜세지의 글과 함께 각 장편 영화들에 대한 소개글이 실려 있습니다.


'로스트 보이'랑 '듄'입니다. 재작년에 '구니스'를 구입해서 작년 한 해 동안
미친 듯이 봤거든요. 정말 추억이 무서운 거구나 싶더군요. 심심하면 틀어
놓게 되더라고요. '로스트 보이'도 자주 보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듄'은 재밌게 보기도 했지만 레베카 퍼거슨 너무 멋지더라고요. 원래 이렇게
멋진 배우였나 싶더군요. 예전 데이빗 린치 버전 '듄'에서도 제시카 역할은
정말 멋졌는데 이번 버전도 못지않더군요. 



베르트랑 블리에의 '차가운 식사'와 제임스 아이보리의 '인도에서 생긴 일
Heat and Dust'입니다. '인도에서 생긴 일'은 예고편 보다가 낚여서 구입한
건데 그레타 스카치 모습이 너무 근사하더라고요. 베르트랑 블리에는 옛날
생각나네요. 학교 선생님 중에 프랑스 영화 엄청 좋아하시는
나이 지긋한
선생님이 계셨었죠. 프랑스에 베르트랑 블리에라는 천재 감독이 있다면서
고환이라는
영화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수업 시간에 신나게 이야기 하셨어요.
애들은 별로 관심없어 보여서 안타깝긴 했죠. '내겐 너무 이쁜 당신'이 비디오
가게에 있어서 재밌게 보긴 했지만 그렇게 대단한가 싶었는데 나중에 시간이
흘러 '고환'이랑 '
손수건을 준비하세요'를 보고서는 진짜 대단한 거 맞구나
선생님 말씀이 진짜였구나 했던 유쾌한 기억이
납니다. 재밌게도 친구 한 명이
프랑스 영화 좋아하는 애가 있다고 제 얘기를 그 선생님한테 하는 바람에
선생님이랑 친해져서 맛있는 거 많이 얻어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장편 애니메이션은 즐겨 보진 않는데 아주 재밌게 봤던 영화가 '스팀보이'였네요.
후반은 빵빵 터지고 아주 박진감 있죠. 블루레이 받자마자 오랜만에 감상을 했는데
다시 봐도 역시 재밌더라고요. 게다가 남녀 주인공 성우를 스즈키 안이랑 코니시
마나미가 맡고 있는데 좋아하는 두 여배우가 참여한 거라 매력이 더해지는 부분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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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橋幸宏さん死去 YMOなどのドラマー、70歳 - 産経ニュース (sankei.com)

 

高橋幸宏さん死去 YMOなどのドラマー、70歳

3人組音楽グループ「イエロー・マジック・オーケストラ(YMO)」の一員で、世界中に「テクノ音楽」ブームを巻き起こすなどしたドラム奏者の高橋幸宏(たかはし・ゆき…

www.sankei.com

YMO의 드러머를 맡았으며 여러 밴드 및 유닛에서 활약했던
뮤지션 다카하시 유키히로가 타계했다. 향년 70세.
1972년 가토 가즈히코가 이끈 새디스틱 미카 밴드에 참여, 유럽에서도
인기를 얻었다. 78년 호소노 하루오미, 사카모토 류이치와 함께 YMO를
결성해서 밴드의 대표곡 'RYDEEN'을 작곡하는 등 세계적인 테크노 붐을
일으켰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얘기는 들은 바 있는데
다카하시 유키히로의 부고는 생각지 못한 일이네요.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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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ra CDs and MP3s of live performances (operadepot.com)

 

Opera CDs and MP3s of live performances

 

operadepot.com


Opera Depot에서 배포하는 리하르트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음원입니다.
이메일 등록을 하면 주기적으로 무료음원 알림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제1부 라인의 황금
https://od-free-downloads.s3.amazonaws.com/RingBayreuth1971-Rheingold.zip

제2부 발퀴레
https://od-free-downloads.s3.amazonaws.com/RingBayreuth1971-Walkuere.zip

제3부 지그프리트
https://od-free-downloads.s3.amazonaws.com/RingBayreuth1971-Siegfried.zip 

제4부 신들의 황혼
https://od-free-downloads.s3.amazonaws.com/RingBayreuth1971-Goetter.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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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jff.jpf.go.jp/read/news/jffindependentcinema/

https://jff.jpf.go.jp/watch/independent-cinema/film-lineup/

일본국제교류기금에서 주최하는 JFF+ INDEPENDENT CINEMA라는 타이틀의
온라인 무료 스트리밍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3월 15일까지 여섯편의 작품이
스트리밍되고 이후 6월 15일까지 다른 여섯편의 작품이 스트리밍되는 일정이네요.
그런데 한글자막을 비롯해서 다양한 자막을 지원하던 다른 때 행사와는 다르게
영어자막, 스페인어 자막 그리고 일본어 자막만 지원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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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리오 메뎀: 북극의 연인들 Los amantes del Círculo Polar (1998)
https://www.imdb.com/title/tt0133363/

 

Los amantes del Círculo Polar (1998) - IMDb

Los amantes del Círculo Polar: Directed by Julio Medem. With Najwa Nimri, Fele Martínez, Nancho Novo, Maru Valdivielso. In cold Lapland Finland, under the eternal midnight sun, two ardent lovers reunite once again after a long period apart, governed by a

www.imdb.com


스페인 아마존에서 구입한 북극의 연인들 블루레이입니다. 위시리스트에 넣어뒀는데
할인가격으로 뜨길래 8.26 유로에 구입했네요. 그런데 배송비는 16.35 유로 들었네요.
훌리오 메뎀 영화를 하나 더 구입하고 싶었는데 하나 추가하니깐 배송비가 훌쩍 뛰길래
감당이 안 돼서 하나만 구입했네요. 지역코드는 ABC 코드프리 제품이고 스페인어, 영어,
프랑스어 자막이 수록되어 있어요. 블루레이 케이스는 두께가 얇은 슬림 케이스 형태고
32 페이지 분량의 소책자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부가영상 갤러리 메뉴를 들어가 보니깐
반갑게도 국내 한글 포스터 이미지도 들어 있더군요.


메인 메뉴


갤러리


메인 영상 캡처


북극의 연인들 국내개봉 전단지. 평소 영화 전단지 모으거나 하진 않는데 왠지 영화관에
가서 하나 챙겨와야 겠다 싶어서 부산 서면 CGV에 가서 가져왔었네요. 날씨는 엄청 추운데
감기가 걸려서 비몽사몽 간에 다녀왔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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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경 LG전자에서 라이프이즈굿 사운드 아카이브 LP 응모이벤트가 있었어요.
Life's Good 음원들의 풀버전이 수록된 LP인데 이뻐 보여서 응모를 했는데 오늘
배송을 받았습니다. 묵직한 아크릴 케이스에 LP 제품이 담겨져 있네요.
투명한 LP가 이쁘네요. 어릴 적 집에 폴 매카트니의 Wings LP가 있던 게 생각나는데
아주 오랜 만에 LP를 만져보는 기분이 좋군요. 턴테이블이 없어서 들어보질 못 하는게
아쉽네요.

Posted by javaop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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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에서 애플 TV+ 6개월 무료 프로모션을 합니다.
iOS에서만 가능하다는 경고문구가 뜹니다만 안드로이드에서도
문제없이 프로모션 적용이 가능하네요. 카카오페이 앱에서 '혜택'
메뉴로 들어가서 가입을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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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35mm.online/

 

Strona główna

Platforma streamingowa VOD WFDiF. Oglądaj za darmo polskie filmy fabularne, dokumentalne, kroniki filmowe, filmy animowane oraz materiały dla dzieci.

35mm.online


폴란드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입니다. 안제이 바이다, 자누시, 키에슬롭스키 등 익숙한 이름들도
보이고 다양한 영화들이 서비스 중입니다. 안드로이드 TV 용 앱도 구글 스토어에 있습니다.
TV 앱의 퀄리티는 아쉬운데 메뉴 이동이 번거롭다는 생각이 들고 여러가지 조작하는데 불편한
감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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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월간 레코드리뷰 1994년 5월호에 실린 어니스트 뉴먼의 글을 옮겨온 것임.
(*책에서는 '어네스트 뉴만'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독창적이고 경제적인 작곡가 시벨리우스

글 / 어니스트 뉴먼 Ernest Newman (1868년 11월 30일 - 1959년 7월 7일) 음악 학자

68세의 나이에 작품번호가 100번이 넘는 분량의 작품을 생산한 시벨리우스는 그럼에도
아직까지 사람들에게 비교적 덜 알려져 있다. 하기야 이건 그리 놀랄 필요도 없는 사실이다.
오늘날의 음악 애호가 대중의 생각이 어떻든지간에 예술가에 대해서 우리는 몇년이 아니라
몇 세대를 놓고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이를 테면 평균적인 대중이 이 64년 전에 죽은 베를리오즈의 작품들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것을
알까? 언젠가 나는 가수들이 후고 볼프의 작품 가운데 ‘Verborgenheit’ 나 ‘Gesang Weylas’ 밖에
모르는 것 같다고 불만을 표시하던 한 독일 문필가를 만난 적이 있다. 그게 1909년의 일이었는데,
1933년이 된 지금에 와서도 그런 상황은 별로 나아진 것 같지가 않다.

악기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이건 아니건, 혼자 힘으로 악보를 파악할 수 있다면야 이야기는 다르다.
하지만 흔히 일반인들은 음악에 대한 지식을 연주자들에게 의존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평균적인
연주자들이라는 게 많은 경우 예술가보다는,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돈을 장만하려는 장사꾼에
더 가깝다.

며칠 전에 나는 어떤 스타 바이올리니스트가 시벨리우스나 엘가의 바이올린 협주곡에 대한 공부를
전혀 거부한다더란 이야기를 들었다. 그 바이올리니스트는 아마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왜 그런
수고를 해야 하지? 멘델스존, 브람스, 브루흐, 차이코프스키의 협주곡만 가지고도—그리고 여기에
하찮은 애창곡 몇 개만 더 보태면—세상이 끝날 때까지 멍청한 청중들의 주머니에서 얼마든지 돈을
우려낼 수 있는데! 하기야 지휘자들, 바이올리니스트들, 피아니스트들, 가수들이 때때로 용기를 내어
잘 알려지지 않은 곡을 들고 나오기는 한다. 그런데 그때는 또 그 결과가 실망스럽다. 그 작품을 아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들이 그 작품에서 어서 손을 떼었으면 하고 바라게 만드는 결과가 빚어지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따로 다루어야 할 문제이다.

모든 시벨리우스 연주가 이상적이라고 하자. 그래서 우리의 청중들이 정말로 그들이 들어 마땅한 것을
듣고 있고, 그래서 그 작품을 좋아하고, 그 작품을 연주 목록에 넣어달라는 요청이 연주회 프로모터한테
쇄도한다고 가정하자. 그럴지라도 우리의 과거와 현재의 진보 수준을 볼 때에 일반 대중들이 시벨리우스의
전체 모습과 친숙해지는 데에는 삼백년쯤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의 작품이 얼마나 다양한 측면을 가지고 있는지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핀란드의 시벨리우스 ,
‘국민악파' 라는 모호한 관용어의 개척자인 시벨리우스는 실제로 전체 시벨리우스 상의 기껏 작은
한 부분에 불과하다. 이것은 시벨리우스가 취급한 여러 장르들, 가곡이나 실내악, 협주용 음악들,
부수음악 등의 몇몇 대표작들만 놓고 봐도 누구나 쉽게 수긍을 할 사실이다.

예를 들어, 이번 주에 프롬나드에서 연주된 현악 4중주나 바이올린 협주곡의 경우에, 대중적인
시벨리우스 상, 즉 ‘핀란디아', ‘슬픈 왈츠 , ‘엔 사가 , ‘투오넬라의 백조' , ‘카렐리아 조곡' 같은 작품이
만들어 온 시벨리우스와는 전혀 다른 시벨리우스의 모습을 보여준다.

시벨리우스의 동시대인들이 그에 대해서 남겨 놓은 글은 대체로 궁극적인 가치를 인정하기 어렵다.
때때로 건전한 평가도 없지 않지만 이 대가의 정신적 윤곽을 그리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기야
바그너나 베를리오즈, 브람스 같은 작곡가들을 훤히 꿰고 있는 현대의 비평가들조차도 실제로는
이 작곡가들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거의 기여하는 바가 없지만.

오늘날의 우리는 시벨리우스에게 너무나 가까이 서 있다. 그래서 그의 작품 전체를 우리 내부에 깊숙이
놓아둘 시간, 음악사의 주류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그의 근본을 파고들어, 아마도 1960년이나 2000년의
세대들이나 시도해 볼 만한 ‘초상화’ 를 그려 볼 여유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시벨리우스의 다면성은 우리를 좀 어리둥절하게 만들 정도이다. 그의 ‘국민악파적’ 작품들, 초기의 교향시들,
현악 4중주와 바이올린 협주곡들과 후기 교향곡들, ‘타피을라' 같은 작품들을 하나의 초점에 끌어들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예컨대 ‘협주곡' 은 그 작품 하나로만 독립해서 보면 그를 독일 낭만주의의 아류로 치부케 할 요소들이
상당히 많다. 하기야 특별히 사랑스러운 느린 악장은 슈만한테서 볼 수 있는 것보다 한술 더 뜬다. 그런 한편
피날레 악장의 어떤 테마는 음표 하나하나가 바그너의 ‘파우스트 서곡' 과 거의 동일할 뿐 아니라, 이 서곡과
리스트의 ‘파우스트 서곡' 을 그 정화로 꼽는 19세기 중엽 유럽 낭만주의의 전형적인 분위기로 가득차 있다.
그 협주곡 외에도 수많은 다른 시벨리우스의 작품들이, 우리가 그에 대해 연상하던 바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협주곡과 현악 4 중주는 초기 작품이 아니며, 거기에는 뚜렷한 정신적인 진보가 드러나 있다.
그는 국민악파의 역할에서 금세 비껴났다. 우리가 좀더 분명하게 시벨리우스 스타일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사실 그 뒤에 이어지는 그의 중기 작품들이다.

이를테면 ‘협주곡' (1903) 과 첫 두 교향곡(1899와 1902) 은, ‘엔 사가' (1892),‘카렐리아' (1893),‘핀란디아'
(1899)보다 더 나중에 만들어진 것이며, 현악 4중주(1909) 는 ‘포횰라의 딸’ 과 제3번 교향곡 (1908) 같은 작품
뒤에 작곡된 것이다. 이 중기에 속하는 많은 가곡들 또한 핀란드인 시벨리우스의 이미지와 결부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의 내부에는 그를 전적으로 그 자신만의 영토로 몰아가는 어떤 가열찬 본능이 있었던 듯하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빚어진 음악은 낭만주의도, 국민악파 도 아닌, 그 어떤 기존의 음악적 꼬리표도 달 수 없는,
요컨대 순수하고 단순하게 시벨리우스적이라고 밖에는 할수 없는 그런 것이었다. 그는 선배 음악가들이 가꾸어
놓은 음악적 언어로 작업을 했던 초기부터 이미 진정코 그 자신만의 음표를 가지고 있었고, 완숙기의 걸작들 속
에서 모든 위대작곡가들 중에서도 가장 개성있고 가장 독창적인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그와 비교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은 베를리오즈이다. 베를리오즈는 시벨리우스처럼 선조들도 없고
후계자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베를리오즈의 경우에, 그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더 몇몇
선배들의 신세를 지고 있었음이 새롭게 확인되었다. 그 부채 관계가 모호했던 까닭은 베토벤이나 브람스, 바그너,
슈트라우스 같은 작곡가들이 기댔던 선배들은 모두에게 잘 알려진 작곡가였던 반면에, 베를리오즈가 어느 정도
라도 신세를 졌던 작곡가들은 대개 음악사를 공부하는 소수의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름들
이었기때문이었다.

시벨리우스 만년의 작품들에서는 그 어떤 다른 작곡가의 이름도 상기해낼 수가 없다. 그의 초기와 중기 작품들에는
여러 선배들의 영향이 묻어 있다. 거기서 전체적인 형식으로나 디테일상으로 완전한 그리고 오롯한 그만의 독창적인
퍼스낼리티가 솟아오르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의 내면에는 ‘경제 (economy)’ 에 대한 격한 본능이 있었다. 그 본능은 무엇보다도 먼저 그로 하여금 대부분의
작곡가들이 의지했던 시작과 결말의 음악적 형식을 외면하게 만들었다. 이 점에 관해서는 그의 가곡들이 시사해
주는 바가 많다. 그의 가곡들은 서두없이 곧장 자신의 테마로 뛰어들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나면 갑자기
그쳐 버리는데, 그것은 사라질 때 눈곱만큼의 규약적인 찌꺼기도 남겨놓지 않는다.

시벨리우스 작품사의 분기점은 저 주목해 마땅한 제4번 교향곡이다. 이 작품의 간결한 어구는 처음 대하는 사람을
혼란에 빠뜨린다. 여지껏 쓰여진 그 어떤 음악도 시벨리우스의 이 작품만큼 검약스럽지 않다. 마치 군살 하나 없이
뼈와 근육만으로 이루어진 운동 선수의 몸과 같은 작품이다. 이 작품으로부터 시벨리우스의 음악적 사고는 점점
더 간결함쪽으로 철저하게 방향을 틀어쥐는데, 그정점이 ‘타피올라' 이다.

15분쯤 걸리는 이 작품은 실제로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하나의 기본 아이디어로 구성된다. 제7번 교향곡의 경우에도
보통 교향곡들이 답습하는 표준적인 구조에 눈곱만큼도 의존함 없이 자신만의 길, 자신만의 논리를 따라 발전해 간다.
여기서 우리는 이런저런 테마의 단편들이 어떤 지점에서 왜 갑자기 솟아오르는지 또는 왜 갑자기 사라져 버리는지
알 수가 없다. 끝에 가서 우리가 알게 되는 것은 그저 그것이 그런 식이 되지 않으면 안되었겠구나 하는 깨달음,
그 작품은 내용적 표현만 예외적인 것일 뿐 아니라, 전체의 형식 또한 해체가 불가능한 하나의 견고한 통일체로구나
하는 깨달음이다 시벨리우스의 독특한 테마의 직조법은 오케스트레이션의 스타일과 결부되어 있다. 그의
오케스트레이션은 문학이나 그밖의 다른 어떤 예술의 요구도 포섭해낸다. 그것은 외부로부터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 자신의 독특한 음악적 사고에 속해 있으며 그래서 어떤 것이 음악적 사고이고 어떤 것이 거기에 입혀진 옷
인지를 구분하 는 것이 불가능하다.

지금으로부터 약 삼십년전 시벨리우스가 나를 놀라게 했던 일을 기억한다. 그는 내게 당시 ‘관현악법의 거장' 으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어떤 작곡가를 두고 사실은 피아노로 생각하는 작곡가에 불과하다고 말했었다. 나는
그때 그런 그의 생각에 동의하기가 어려웠다. 그때 그의 말이 뜻했던 바를 깨닫게 된 것은 그의 ‘타피올라' 와 제7번
교향곡을 듣고 나서이다. 시벨리우스 자신으로 말할 것같으면 그는 단순히 ‘오케스트레이션하는' 작곡가가 아니었다.
그는 오케스트라로 생각하는, 오케스트라를 자신의 자연스러운 언어로 해서 곡을 짓는 순수한 전형이었다. 그러니
앞의 두 곡을 피아노로 편곡한다면 그처럼 어리석은 짓도 없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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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노와 자코: 데장샹테 La désenchantée (1990)
https://www.imdb.com/title/tt0099406/

 

La désenchantée (1990) - IMDb

La désenchantée: Directed by Benoît Jacquot. With Judith Godrèche, Marcel Bozonnet, Thérèse Liotard, Ivan Desny. Beth, a teenager in the midst of a painful moral education, is put in the unenviable position of holding her family together and debasing

www.imdb.com

어린 동생과 병상에 누운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17세 소녀 베스가
세 명의 남자를 만나며 방황하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린 작품

사운드트랙
Chris Isaak: Wicked Game
브람스: 16 Waltzes, Op. 39 - No.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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