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A. 로메로 George A. Romero: 크레이지스 The Crazies (1973)
http://www.imdb.com/title/tt0069895/

사람의 이성을 잃게 만드는 생화학 무기에 노출된 에반스 시의 시민들을 격리 처리하기 위해
군부대가 파견되면서 주인공 데이빗과 그의 일행이 시민 무리에서 탈출해서 군대 뿐만 아니라
미쳐버린 시민들과도 사투을 벌여야 하는 절망 상황을 그리고 있는 조지 A. 로메로의 초기작.
아무도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고 사태를 맞닥드려가면서 어렴풋이 모두가 미쳐
가고 있다는 사실을 데이빗 일행은 인식하게 되지만 그들 또한 서서히 증세를 보이게 된다. 사태의
쉬운 해결을 위해 안이하게 시민들을 싹쓸어 버리려는 정부 당국의 인식은 '아웃브레이크'나 '괴물'
등에서도 유사하게 묘사가 된 바 있는데 '크레이지스'에서도 찢겨져 나가는 성조기, 아이의 짓밟히는
군인 장난감 등 소소한 상징을 첨가하면서 상호소통 없이 일방적인 진행을 보이는 정부체제에 대한
힐난을 퍼붓는 면모를 보이고 있다. '살아난 시체들의 밤'에서 좀비들과 사투를 벌이는 일단의 사람들을
막바지로 몰고 가면서 절망적인 분위기를 훌륭하게 이끌어 낸 로메로 감독이지만 '크레이지스'는 소재에
걸맞는 예산이 부족했던 탓인지 제한적인 화면을 보여주는 장면들이 눈에 뜨인다.  완연한 인형 티가 나는
목사의 분신 장면을 순간의 장면 컷을 통해 해결하는 부분은 애교 정도라면 총격을 받은 헬리콥터가 연기도
없이 유유히 시야에서 사라진 후 폭발음과 화염만으로 폭발 장면을 해결하는 연출은 슬며시 웃음이 나오면
서도 저예산의 한계 안에서 머리를 싸맸을 감독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르게 한다. DVD의 오디오 코멘터리를
아직 들어보진 못했지만 로메로 감독도 예전을 회고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내가 예산만 조금만
더 있었으면 게임 끝이야..!' 그런 효과 부분에 대한 빈곤함이 로메로 영화의 불평감이 되진 못할 것이다. 게릴라
총격전을 펼치는 데이빗 일행의 액션 장면은 간결하지만 긴박감을 이끌어 내고 감염이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
증세를 알 수 없는 모호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공포감은 로메로의 좀비영화의 좀비떼들이 선사
하는 으스스함 만큼은 아니지만 나름의 긴장감을 유지하니깐...
리메이크작이 개봉예정이란 얘기를 들었는데 이번에도 물량공세의 하품 나오는 리메이크작이 될지 궁금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현장 지도 중인 로메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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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avaop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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