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스크립터였던 노가미 테루요의 인터뷰입니다.

http://cinematoday.jp/page/N0014322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스크립터로서, 1950년작 영화 '라쇼몽'부터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작품에 참가한 노가미 테루요 상이 뉴욕에서 펼쳐진 재팬 소사이어티 이벤트에
게스트로 등장했다. 실생활에서도 개인적으로 구로사와 감독과 친밀했던 노가미가 일본
영화황금시대의 활약과 숨겨진 촬영비사를 들려준다.

-노가미 상의 일을 상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스크립터라고 하는 것은 아주 간단히 말하면 일반적으로 촬영은 순서대로 촬영하지 않는데
편집 담당하는 사람이 처음부터 보는 것처럼 이건 몇 번째 장면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도
록 기록하는 일이에요. 편집을 염두에 둔 일이죠.

-'라쇼몽'의 촬영현장은 어땠나요?
빛과 그림자의 조절을 위해 반사판을 잘 이용해서 촬영을 했죠. 숲을 걷고 있던 시무라 다카시
상의 뒤로, 만든 잎사귀를 치켜들고 있던 일도 있었어요. 이 작품만큼 숲 속 깊숙이 들어가서
촬영한 것도 당시에는 드물었고 이만큼 아름답게 촬영된 작품도 없지요. 녹음도 모두 동시
녹음이었어요.

-'이키루'의 촬영현장은 어땠나요?
시무라 상이 그네를 타고 '곤돌라의 노래'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때의 인물 설정은 말기 암을
앓고 있다는 것이어서 시무라 상의 음성이 평소보다 다르게 들리도록 필름의 회전수를 바꾸거나
구로사와 감독도 부르거나 했어요. 그리고 이 장면 촬영 때 내리게 한 눈은 실은 밀기울이었어요.
최근엔 발포 스티로폼 등을 하지만요. 습기가 차거나 하면 그것이 들러붙고 말아서 힘들었죠. [웃음]

-구로사와 감독의 자살미수에 대해서
이것은 나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실제 자살하려고 한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요.
그렇지만 해외에 가게 되면 신문기자가 이 질문을 자주 해요. 해외에서는 구로사와 감독이
'도라! 도라! 도라!'의 쇼크로 자살 기도를 했다고 생각하는 쪽이 많지만 그건 틀려요. 구로사와
감독은 '도라! 도라! 도라!' 사건 이후 영화 '도데스카덴'을 찍었어요. 그 후로 자살을 기도한 것이
니깐 오히려 이 작품이 영향을 끼친거라고 봐요.
*도데스카덴: 빈민촌 이야기를 밝은 터치로 그려낸 구로사와의 첫 컬러 작품. 미후네 도시로를
페르소나로 한 시기를 마감하고 새롭게 시도한 실험작이었으나 흥행은 참패로 끝난다.

-'라쇼몽'은 노가미 상에게 어떤 작품인가요?
구로사와 감독과의 첫 작품이기도 하고 무척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다만 구로사와 감독은 당시
도호 영화사에 소속된 감독이어서 도호 노동쟁의로 일을 못하게 되자 다이에이 영화사에서
'라쇼몽'을 찍게 된 거예요. 나는 다이에이 영화사에서 일을 시작한지 겨우 3개월만에 이 작품에
참가하게 된 것이지만 이 영화 덕분에 내가 지금도 영화계에서 있을 수 있게 되어서 무척 기쁩니다.
*도호쟁의: 1948년 사회주의 지향 영화인들이 주도해서 발생한 도호 노동쟁의. 경찰과
미군의 개입으로 해결이 되었으나 이후 영화인들 간의 극한 대립으로 이어지게 된다.

'곤돌라의 노래'

*곤돌라의 노래

인생은 짧은 것 사랑하라 소녀여
붉은 입술이 바래기 전에
뜨거운 피가 식기 전에
내일의 세월은 없으니

인생은 짧은 것 사랑하라 소녀여
자아, 손을 잡고 그의 배 위로
자아, 뜨거운 빰을 그대의 빰에
이 곳에는 아무도 오지않으니.

인생은 짧은 것 사랑하라 소녀여
물결에 따라 헤매이는 배처럼
부드러운 그대의 손을 내 어깨에
이 곳에는 아무도 보는 사람 없으니

인생은 짧은 것 사랑하라 소녀여
검은 머리가 바래기 전에
마음의 불꽃이 사라지기 전에
오늘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으니


Posted by javaop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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