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빈느 아제마 Sabine Azé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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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알랭 레네 감독의 '친구' 무리에 꼽히는 여배우로 인상이 자리잡고 있지만 처음 알게 된 건
의외의 영화 때문이었다. KBS에서 사빈느 아제마 주연의 영화를 연달아 방영해준 적이 있는데
그 중 한 영화가 '아이스크림 작전 Vanille fraise (1989)'이었다. 남편 몰래 비밀첩보원 활동을 하는
주부 역을 맡고 있는데 단순히 말하면 새로울 게 전혀 없는 영화지만 사빈느 아제마와 그녀의 남편
그리고 조력자 흑인 남자 세 사람이 엮는 엎지락 뒤치락 액션이 아주 유쾌한 영화다.
'트루 라이즈' 류의 프랑스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영화에서 사빈느 아제마는 제대로 웃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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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색지대 Zone rouge (1986)'라는 제목으로 명화극장 시간에 방영이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비밀을 너무 많이 알게 된 여주인공의 고군분투를 그리고 있는데 영화 후반부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는 걸 보니 안타깝게도 영화를 끝까지 감상하지 못하고 잠이 들었던 듯 싶다. 이 영화
에서 사빈느 아제마는 청순한 아름다움으로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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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레네: Je t'aime, je t'aime (1968)
http://www.imdb.com/title/tt0063152/
http://www.allocine.fr/film/fichefilm_gen_cfilm=2163.html
시나리오: 자크 스테른베르그
음악: 펜데레츠키
출연: 클로드 리슈 Claude Rich (클로드 리데 역), 올가 조르쥬 피코트 Olga Georges-Picot (카트린느 역)
클로드는 자실을 시도하지만 미수에 그친다. 절망감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한 채
시간여행실험에 참여해달라는 과학자들의 요청에 고심없이 선뜻 응하게 된다.
1년전 과거로의 시간여행. 바캉스를 즐기고 있는 클로드와 그의 연인 카트린느,
카트린느와의 첫 만남, 사랑, 다툼 그리고 카트린느의 죽음 등 1년전 과거의 파편화된
기억은 클로드를 점차 틀어쥐게 되고 금세 현재로 돌아오리란 애초의 예상과는 달리
클로드는 과거의 시간 속에서 헤매게 된다.
개인의 기억(과 시간)이라는 매체를 통해 역사라는 큰 틀에까지 확장시키는 시도를 했던
알랭 레네가 사랑하는 여인을 떠나보낸 한 남자의 고통에 찬 시간여행이라는 보다 대중적
이고 낭만적인 이야기로의 접근을 선보이는 SF드라마. 간결한 플롯과 달리 파편화되어 비선형
으로 뒤섞인 장면이 안정감있게 매듭지어 지는 야심찬 시도를 엿볼 수 있다. 감상주의가
빠진 것만 양해한다면 '이터널 선샤인'의 원전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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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소와 트뤼포: 훔친 키스 Baisers volés (1968)
http://www.imdb.com/title/tt0062695/

'타바르 부인은 여성이 아니라 여신이에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상적인 존재를 찾게된 것 마냥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청년 앙또완의 성급함에 타바르 부인은 여자로서의 현실적인 충고를 건넨다.
오래 전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타바르 부인의 거절과 동일한 충고의 말은
그 자체가 아쉽고 이해 못 할 구석이 있었지만 이제서야 보니 역시나 사랑과
현실에 대한 따끔한 이야기구나 싶었다. 중후반부에 비중있게 자리잡고 있는
타바르 부인은 자신만의 무게 중심을 지니고 있어서 더없이 멋진 어른으로
보이는 여성이다. 타바르 부인을 연기한 델핀느 세리그의 존재는 이 영화를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한데 그녀의 우아한 자태와 살짝 울림있는 목소리를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언제나 이 영화는 큰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이렇게 밝고
경쾌한 역의 그녀를 발견하는 것이 흔치 않다는 것도 즐거움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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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이 켄지로 藤井謙二郎: ≒(ニアイコール)森山大道 Near Equal Moriyama Daido
http://www.moriyamadaido.com/ [공식 사이트]
 
사진작가 모리야마 다이도에 관한 다큐멘터리. 모리야마 다이도의 사진창조의
비밀, 오랜 친구 아라키 노부요시가 들려주는 에피소드 등과 함께 지금까지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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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 野良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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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시 카이조: 사립탐정 하마 마이크 私立探偵 濱マイク シリーズ
나가세 마사토시(하마 마이크 역)

고전 느와르의 향취를 스타일리시한 영상 속에 재현한 하야시 카이조의 3부작 시리즈.
이후 TV 시리즈, 외전격인 '이름없는 숲 (아오야마 신지 연출)'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내 인생 최악의 순간 我が人生最悪の時 THE MOST TERRIBLE TIME IN MY LIFE (1994)

http://www.imdb.com/title/tt0108509/

사립탐정 하마 마이크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 사라진 형을 찾는다는 대만인의 부탁을 하마 마이크가
떠맡게 되면서 갱조직과 사투를 벌이게 되는 에피소드이다. 타 감독의 영화에 배우로서 참여하게 된
츠카모토 신야의 배우 출사표와 같은 영화이기도 하다. 올 흑백으로 구성된 영화에서 진득한 느와르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데 적과 공유하게 되는 정서를 그려내는 홍콩액션영화 식의 비장미도 일품이다.


아득히 먼 시대의 계단을 遥かな時代の階段を The Stairway to the Distant Past (1995)

http://www.imdb.com/title/tt0109991/

가족을 팽개치고 떠나버린 하마 마이크의 어머니 그리고 전설의 갱스터 흰 옷 입은 남자의
에피소드를 그린 두번째 작품. 하마 마이크가 잊어버린 과거를 떠올리는 플래시백의 몽환적인
영상은 인상 깊다.


함정 罠 THE TRAP (1996)

http://www.imdb.com/title/tt0118116/

나츠카와 유이 (유리코 역), 야마구치 토모토 (미즈키 역)
하마 마이크 3부작의 마지막 작품. 사이코스릴러를 그려내면서 음산한 분위기를 내뿜는 영화이다.
하마 마이크의 연인 유리코의 등장과 향수를 이용한 연쇄살인마 미즈키와의 대결을 그리고 있다.
긴 터널 공간에서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며 치열한 대결이 펼쳐지는 장면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사립탐정 하마 마이크: 이름없는 숲 (2002)

http://www.imdb.com/title/tt0327828/

아오야마 신지가 연출을 맡은 외전 성격의 작품. 이전 사립탐정 하마 마이크와는 연결지점이
극히 미약하다. 사회에서 격리된 괴이한 단체에 들어간 딸을 찾아달라는 일을 맡은 하마 마이크가
그 곳에서 겪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아오야마 신지의 이전작 '유레카'의 세계로 뛰어든
하마 마이크같은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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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이 카츠히토: 산의 당신: 토쿠이치의 사랑/ 산의 사랑하는 당신 山のあなた 徳市の恋 (2008)
http://www.imdb.com/title/tt1155765/


'산의 당신: 토쿠이치의 사랑' 한글자막입니다. 원작인 '안마와 여자'를
'샷 to 샷'으로 리메이크한 영화이지요. 원작과 함께 감상하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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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미즈 히로시: 안마와 여자 按摩と女
http://www.imdb.com/title/tt0426900/
http://www.criterion.com/boxsets/601

The.Masseurs.And.A.Woman.1938.krsubs.ver.0.92.rar


'안마와 여자' 한글자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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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클레망 René Clément: Le Passager de la pluie (1970)
http://www.imdb.com/title/tt0064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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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카와 곤 인터뷰 ['버마의 하프']

저는 원래 화가가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림을 그렸는데 월트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 영화를 보고는
그림을 영화에 결합시킨 것이 인상 깊어서 이렇게 멋진게
이 세상에 있구나 싶었지요. 그럼 월트 디즈니가 되자고 마음 먹고서는
일본에서는 소규모 프로덕션이었던 시절인데... 지금 말하자면 애니메이션이지만
당시엔 만화영화라고 불렸는데... JO 스튜디오에서 일하게 되었어요.
만화를 하게 되었어요. 당시 그 곳에 야마나카 사다오 감독이 여러 영화를
찍고 있었어요. 그것을 보고는 이제는 디즈니가 아니고 야마나카 사다오가
되고 싶어졌지요. 극영화로 옮기게 되었어요.

야마나카 사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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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감독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어요.
미국영화 그리고 프랑스 영화... 일본영화로부터도...
구로사와 감독이나 미조구치 감독의 영화를 공부했지요. 외국에서는 루비치, 카프라
정말 훌륭한 감독들이 당시엔 많았어요. 정말 즐겁게 열심히 공부를 했어요.
다케야마 미치오의 원작을 읽었을 때 이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영화화하지 않으면
안되는 사명이랄까 하늘의 목소리랄까 왠지 그런 느낌이었어요.
잡담같은 이야기지만 다케야마 상은 소설에서 쓴 버마에는 가본 적도 없어요.
가본 적이 없는데도 그렇게도 멋진 버마의 이야기가 쓰여졌어요.
처음엔 중국을 배경으로 쓰려고 했다더군요. 미군병사와 일본병사가 합창하는 장면이
있잖아요? 그런 노래가 중국에는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가본 적도 없는 버마에
대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는 '버마의 하프'란 소설을 쓴 것이죠. 다케야마 상으로부터
그런 이야기를 전해듣고는 감동했어요.

낫토 상이 혼자서 굉장히 빨리 시나리오를 완성했어요. 원작과는 영화가 꽤 다릅니다.
뭐냐하면 다케야마 상의 책에서도 확실히 언급하고 있지만 이 소설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고 말씀하셨지요. 하지만 영화화하게 된다면 어린이영화가 되어버리고 마니깐
어린이영화가 일반관객을 대상으로 한 영화를 하고 싶어서 다케야마 상의 허락을
구하고 동화가 아닌 매우 현실적인 버마 전선의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이죠.
소설에서는 식인 부족과의 만남이나 여러가지 것들이 있지요. 버마의 풍습같은 것들이
쓰여져 있지만 그러한 것들은 일체 빼버리고 단지 미즈시마와 노래하는 부대에 포인트를
두었습니다. 스튜디오에서 승인될 때까지 꽤 기다렸어요. 영화화가 실현되기까지 힘들었지요.
당시 닛카츠 촬영소에서 제작이 되었는데 젊은 배우가 적었습니다. 야스이 군도 큰 역을
아직 못 맡은 상태였고 신인이었죠. 감상적인 느낌이 아주 좋았어요. 신인인데도 자연스런
느낌이 있어서 선택했습니다. 다만 어깨 쪽이 건장한 편이어서 조금 살을 빼라고... 먹지
못한 군인이니깐 그런 주문을 했지요. 캐릭터의 성실한 느낌을 이끌어내어서 아주 좋았습니다.
아주 잘 해줬어요.
일본군은 전장에서 죽으려는 작정이었지요. 미즈시마는 어떻게 하든 그렇게 내버려두고 싶지
않아서 설득하려고 합니다. 미즈시마 역시 인간이니깐 애를 쓰지만 실패하고 맙니다.
매우 괴로운 상황에 처하게 되지요. 미즈시마는 어떠한 인간인지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컬러로 찍을 예정이었습니다. 당시 다이에이 영화사에는 이스트만 컬러가 들어와 있었어요.
하지만 닛카츠는 일본 코니컬러를 쓰고 있었는데 3원색이 요구되는 필름이었어요. 그걸로
찍으라는 거예요. 그걸 보러갔더니 3줄의 필름이 장착되어 있는데 카메라 크기가 엄청 났어요.
이런 걸 버마에 들고가서 못 찍는다고 스튜디오에 말했어요. 가져갔다가 망가지면 수리를 못하잖아요.
당시 버마라는 곳은 멀어도 엄청 먼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컬러로 찍는 건 관두고
흑백으로 찍기로 했지요. 여러가지 사정으로 버마 로케이션은 못하게 되고 일본내에서 거의
찍게 되었기 때문에 버마로 보이기 위해 애를 썼지요. 버마로 배우들을 데리고 가는 건 불가능했어요.
야스이 군만 데려갈 수 밖에 없었어요. 다른 배우들은 하코네, 이즈 등에서 촬영을 했어요.
그런 것이 화면에 여러가지로 영향을 준 부분도 있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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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는 열대지역이니깐 뜨거운 느낌을 살리려고 했어요. 흑백으로 찍으니깐 되도록 강렬한
콘트라스트를 얻을 수 있도록 애를 썼습니다. 특별히 고집을 한 것은 렌즈의 선택이었어요.
예를 들어 망원렌즈는 롱 샷을... 와이드앵글 렌즈는 클로즈업 샷에 썼습니다.
그런 것을 때때로 활용했습니다. 카메라 감독의 허락없이는 어려운 점이죠.
그건 서로 협의해가며 했어요.
또다른 주요한 요소는 조명입니다.
조명은 작품에 따라 다르죠. 의도적으로 플랫라이팅(평면조명)으로 가는 경우도 있고 작품의 요구에 따라
앵글 라이팅으로 가는 경우도 있지요. 그런 것을 했어요.
카메라를 들여다보면서 카메라 감독과 의견을 나누고 그리고 조명 감독과 얘기를 나눕니다.
그런 과정으로 작업이 진행이 되었습니다.
음악의 경우는 제가 여러가지 주문을 냅니다. 음악만큼은 제가 할 수 없는 부분이지요.
다른 부분은 대체로 제가 해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조금 모자라는 점이 있더라도 말이죠.
음악은 아무래도 안 되기때문에 이후쿠베 상에게 부탁을 해서 여러가지 의견을 냈습니다.
내 의견을 내다보니 충돌도 있었지요. 이후쿠베 상과 다툰 기억이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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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했던 것 중 하나가 하프였는데 버마의 하프 소리를 정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어요.
영화 속 하프는 소리를 내기 때문에 이런 하프로 해보고 민속악기로 해보고 여러가지로
해봤어요. 지금 들을 수 있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아름다운 노래 소리를 위해 애를 썼습니다. 노래를 하고 또 하고 굉장히 많이 반복을 했어요.
가장 마음에 든 노래를 담았어요. 아마추어도 끼어있습니다. 성가대의 사람도 있지만
일반사람도, 음치인 사람도 일부러 넣었습니다. 섞어 놓았죠.

버마의 하프가 베니스 영화에 참가했다는 걸 저는 몰랐어요. 닛카츠에서 아무도 얘기해주질 않았습니다.
몰랐지요. 다른 영화를 찍느라 바쁘기도 했고요. 닛카츠의 버마의 하프가 상을 받았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저희는 전혀 몰랐기 때문에 말이죠.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르네 클레망의 '목로주점'과
버마의 하프가 상을 다투었어요. 동률이었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랑프리는 어느 작품도 못 받고
하지만 제 작품은 산 지오르지오 상을 받았어요. 그 때 처음으로 만든 상입니다.
산 지오르지오는 평화를 위해 몸바친 이탈리아인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버마의 하프도 평화를 위해
애쓰는 병사에 관한 이야기니깐 연결지점이 있다고 본 것이겠죠. 안됐다고 생각해서 상을 줬는지도 모르죠.
산 지오르지오 상이란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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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영화로 찍을 생각은 없었어요. 버마의 하프는 굉장히 숭고한 이야기입니다.
작가가 원래 꿈과 같은 이야기를 의도한 높은 이상을 보여주는 작품인데 만약 그런 상황이 있었을 때
간단히 말해서 부대원들은 모두 일본으로 돌아가고 한 명의 병사가 버마에 남아서 죽은 전우들을 묻고
위로하려는 굉장히 숭고한 이야기입니다. 인간은 이토록 위대한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영화에 담고
싶었습니다. 좋은 의미에서의 희망. 인간을 향한 희망... 거기에 테마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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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불 (1959)
http://www.imdb.com/title/tt0053121/

*'들불' 크라이테이온 콜렉션의 이치카와 곤 인터뷰를 번역한 것임.

전쟁

히로시마 부대로 징집이 되었지만 이미 패전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던 시기였어요.
감독도 못 되고 전장에서 죽는구나 생각했지요.
슬픈 심정이었지만 가야만 했어요. 갔더니 맹장염이라고 하는거예요.
맹장염은 수술로 금세 치료가 되었는데 그러고는 군에서 연락이 없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지요.
하지만 운이 좋다면 좋은 것이었어요
당시 어머니와 누나들이 모두 히로시마에 살고 있었어요.
거기에 원자폭탄이 떨어졌죠. 피폭을 당한 것이지요.
모두 죽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열흘 후 편지를 받았어요.
무사하고 친척집에 있다는 거예요. 히로시마 교외였지요.
바로 가족들을 보러 달려갔어요. 모두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영문을 몰라했어요.
집이 방패막이 되어주어서 광선이 직접 닿지 않은게 아닌가 싶어요.
위에서 떨어졌을 때 닿지 않는 각도라는게 있잖아요. 그런게 아닌가 싶어요.
그렇게 가족들 모두 살아남았어요. 페허가 된 히로시마의 모습을 이 눈으로 보았지요.
당시 히로시마의 현실이라는 건 말로는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처참한 것이었어요.
역시 전쟁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아무리 말해도 부족하지 않은 것이지요.
그런 심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각본과 각색
낫토 상은 시나리오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던 사람이었어요. 그런 재능이 있으리라곤
자신도 저도 생각을 못했어요. 그런데 제가 언젠가 멜로드라마를 연출하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대사가 형편 없었어요. 함께 살고 있으니깐 낫토 상에게 대사가 좋은지 나쁜지
읽어봐달라고 했지요. 읽어보더니 나쁘다고 했어요. 그래서 조금 다시 써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다시 쓴 그 대사가 아주 좋았어요. 이런 멜로드라마에 쓰기엔 아까울 정도로
무척 좋았어요. 그래서 써달라고 부탁하는게 점차 늘어났어요. 자기 본명으로 하기는
싫다고 해서 와다 낫토라는 이름을 자신이 지었어요. 로버트 도넛트라는 잘 생긴 영국
배우가 있어요. 낫토 상이 그 배우의 팬이었어요. 와다라는 성은 적당히 붙인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낫토라는 이름은 도넛트라는 이름에서 따온 것이지요. 세련된 이름이지요.

이치카와 곤과 와다 낫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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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불은 전쟁이 크나큰 죄악이라는 것을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하는 소설이지요.
전쟁은 끝나고 평화로워졌지만 기회가 있을 적마다 언급을 할 필요가 있지 않나하는
생각에서 영화화한 것입니다. 다소 관념적으로 들리긴 해요. 스튜디오에서는 원작을 읽어보지
않은 것 같아요. '들불'이라는 제목만으로 허가가 내려왔어요. 치열한 전투가 가득찬 그런
영화로 짐작한 듯 싶어요. 원작소설의 주인공은 크리스찬으로 부대의 동료들에게 그가
크리스찬이라는 것을 설명해야 하는 그런 상황의 부대이지요. 그런 종교적인 부분을
없애고 라스트도 바꿨어요. 여기저기 달라진 부분이 아주 많아요. 오카 상은 시나리오를
읽고는 좋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직접 촬영이나 그런 것에 관여하지 않았어요. 전부 저에게
맡겨 주셨지요.

원작자 오카 쇼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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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세 사람이 주요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지요. 후나코시 에이지, 타키자와 오사무, 믹키 커티스
세 사람의 연기지요. 후나코시 에이지는 처음부터 이 사람이라고 염두에 두었어요. 타키자와 상의
역할은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항상 앉아있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연기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믹키 커티스 경우는 그에 대해서 잘 몰랐어요. 상당히 마른 체형이라고 들었어요.
그렇다면 그 역할을 맡기자고 했어요.

믹키 커티스 Mickey Cur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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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거의 리허설을 하지 않아요.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때도 있지만 하지 않는게 좋다고 생각할
때가 훨씬 많아서 거의 하지 않았지요. 당일 현장에서 배우에게, 다들 어떤 장면인지는 알고 있으니깐
오늘 장면은 이런 뉘앙스로 가자고 말합니다. 
시나리오를 쓰거나 제작준비를 하는 사이에 후나코시 에이지에게 두 달 간의 시간이 있었어요.
인물이 어쨌든 아무 것도 먹지 못한 기아상태이니깐 초췌한 모습이어야 한다고 당부했어요.
그리고 촬영 첫 날. 이즈에서 촬영을 했는데 언덕이 있고 너머에서 그의 모습이 보여지는 장면이었어요.
'준비, 액션' 카메라를 돌렸지요. 모습이 나타났지요. '컷, 오케이' 롱 샷이었어요. 그런데 후나코시가
일어나지 않는거예요. '어이... 어떻게 된거야?' 살펴보라고 했어요. 우리 모두 달려갔더니 후나코시가
움직이지 않는거예요. '어떻게 된거지... 아픈건가' 걱정이 되어서 머물고 있던 숙소로 옮겼어요.
의사가 와서 진찰을 했어요. 그랬더니 영양실조라는 거예요. 그래서 바로 부인에게 연락을 해서 와달라고
했어요. 어떻게 된거냐고 물었어요. 2주일간 먹지 않았다는 거예요. 이렇게 바보같은 짓을 하냐고 엄청 화를
냈어요. 연기로 해줘야지 실제로 그렇게까지 해버리면 어떻게 하냐고... 후나코시는 그런 배우였어요.
그래서 촬영은 두달 간 연기가 되었어요. 열정이 지나쳐서 촬영 중지가 되어 버린 것이지요.
걸을 수 있게 되었을 때 다시 촬영이 시작되었어요. 화가 나면서도 고맙기도 하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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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방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후나코시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걷게 하고 특별한 지시를
내렸어요. 걷는 모습에서 캐릭터의 포인트를 두었지요.
가장 어려웠던 장면은 인육을 먹는 장면이었어요. 그것은 원작에는 없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주인공은 인육을 먹었는지 먹지 않았는지 원작에서는 확실치 않아요. 역시 먹는 장면이 보여지지
않으면 안 되었어요. 주인공이 인육을 먹으면 거기서 주인공의 문제는 해결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그래서 먹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이가 빠져서 먹지 못하는 것으로 하면 카니발리즘이라는 드라마로서
가장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잡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가 빠지는 것이 한계이지요.
그러니깐 인간이란 존재가치가 있는게 아니겠는가라는 것이죠. 인육을 먹는다는 것은 상징적인 것이지요.
결국 어느 정도로 굉장한 일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 낫토 상이 그런 생각을 낸 것인데 이것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당시의 일본영화계에서도 일반적인 것이기도 하지만 다이에이 영화는 전부 컬러 작품입니다.
하지만 '들불'은 컬러로 찍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흑백으로 찍고 싶다고, 이스트만의 흑백필름으로
찍고 싶다고 했어요. 그만큼의 예산을 원한다고 했어요. 한달간의 회의 끝에 결국 승인을 얻어냈어요.
이스트만의 흑백필름으로 찍었어요. 컬러로는 실패할 수가 있기때문에 흑백이어야 한다고 고집했던 것이죠.
전부 일본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로케이션은 고텐바, 이즈, 하코네, 도쿄내의 공원 일부에서 이뤄졌어요.
촬영은 40여일 정도 걸렸는데 당시엔 일반적인 것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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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마지막 장면에서 타무라가 들불을 보고서는 그건 농부들이 들판을 태우는게 아닐까하고... 저 곳에는
평온함이 있을거라고 생각하고서는 그 쪽을 향해 걸어가지요. 하지만 날아드는 총탄에 맞고서
타무라는 어느 순간 쓰려져서 숨이 끊어집니다. 역시 주인공은 죽어야 한다고 봤어요.
인간으로서 어디까지가 한계인지 보여주기 위해서 말이죠. 그런 주제를 구체적으로 보일 심산으로
찍었어요. 역시 전쟁은 절대적인 죄악이라는 주제이지요. 분명 오카 상도 그런 생각으로 쓴 게 아닐까요.
그것이 지금에 와서도 내 마음 속에 깊이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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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avaop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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