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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라이트 [1996년 Q]

음악 2008. 9. 16. 12:12

핑크 플로이드의 한 축이었던 키보디스트 릭 라이트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록의 한 세대가 막을 내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핑크 플로이드 멤버들
중 릭 라이트를 무척 좋아했어요. 솔로 앨범도 무척이나 멋들어졌었죠. 핑크
플로이드 앨범의 연장선 같은 느낌이 크기도 했었고요. 핑크 플로이드 팬들
이라면 누구나 그들이 재결합한 모습으로 한국 공연을 하기를 꿈꾸어왔을텐데
이제는 영영 이루어질 수 없는 꿈으로 남게 되었군요. 며칠 전 그동안 보던 잡지들을
정리했는데 릭 라이트의 기사가 실린 예전 잡지를 마침 근처에 놓아두어서 한번
찍어 봤습니다. 잡지 Q 1996년 11월호의 애청음반 코너에 릭 라이트가 꼽은 열 장의
애청음반입니다. 클래식과 월드 뮤직 쪽의 개인적 취향이 진하게 느껴지는 리스트네요.
초기 싸이키델릭 시기를 지나서 중기 시절 오케스트레이션도 첨가되고 키보드의
역량을 크게 느낄 수 있는 사운드는 릭 라이트의 공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아련한 그
사운드를 참 좋아했는데 그러한 사운드의 시작점을 만나는 느낌이네요. 제프 벡
가입권유 얘기는 흥미로운데 가입을 안 해서 천만다행이네요. 제프 벡 그룹으로서
멋졌잖아요.

1. The Band - Music from Big Pink
이 앨범의 중심에 있는 The Weight은 놀라운 곡이다. 60년대 후반 알버트 홀에서 그들의
공연을 보았던게 생각난다. 지금도 내 머리 속에서는 그 공연에서 The Weight을 연주하던
그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내가 처음 핑크 플로이드에 들어갔을 때 팝음악에 그다지 빠져
있지 않았다. 나는 재즈를 듣고 있었고 비틀즈가 Please Please Me를 발표했을 땐 그 음악이
정말 싫었다. 나를 흥분케 하는 것이 그 당시 많지 않았지만 The Band를 발견했을 때 그들은
완전히 달랐고 에너지가 넘쳤다.

 

2. Jeff Beck - Guitar Shop
록기타리스트 중에서 제프 벡은 언제나 나의 기타 히어로이다. 에릭 클랩튼처럼 블루스에서 시작
하였지만 연주음악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아마 처음 들을지 모르겠지만 시드 배릿이
핑크 플로이드를 떠났을 때 제프 벡에게 팀에 들어오기를 요청했고 내가 가장 첫번째로 선택한
인물이었다. 처음엔 승낙을 했지만 결국엔 거절하였다. Guitar Shop에는 Where were you?라는 곡이
있다. 무척이나 아름답고 멜로딕한 기타 시퀀스이다. 무척이나 좋아해서 나의 솔로 앨범의
Sweet July라는 곡에서 그 느낌을 살렸었다. 제프 벡이 연주해주었으면 해서 청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이번에도!

 

3. 아론 코플랜드 - 애팔래치아의 봄 (CBS, 번스타인 지휘)
미국인 작곡가 아론 코플랜드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60년대 후반 라디오를 듣다가 그를 알게
되었다. 한동안 듣지를 못했지만 내 기억 속에 안전하게 저장되어 있다. 앨범을 다시 꺼내게 되면
아마도 고장난 턴테이블을 고치게 될 듯 싶다.

 

4. 마일즈 데이비스 - Porgy and Bess
나의 애청음반 열장으로 마일즈 데이비스의 앨범 열장을 꼽을 수도 있겠다. 록앤롤 시절 이전에
자랐으므로 내가 처음 접한 음악은 클래식이었다. 그리고 라디오를 통해 재즈를 알게 되면서
험프리 리텔튼이나 케니 볼과 같은 전통적인 연주자들의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 Kind of Blue를
통해 마일즈 데이비스를 알게 되었다. Porgy and Bess는 트럼펫이 마치 사람의 음성처럼 들리는
놀라운 음반이다. 내가 재즈에 열중해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사람들이 놀랄지도 모르지만 핑크
플로이드의 음악은 다양한 음악에서 온 것이다. 시드는 보 디들리의 음악을 좋아했고 나는 보다
클래식적인 접근법을 택했다.

 

5. 브라이언 이노, 데이빗 번 - My Life in the bush of ghosts
나는 항상 브라이언 이노의 재능에 감탄했지만 그것을 떠나 그는 정말 멋진 사람이기도 하다.
불공평하지 않은가? 이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 감탄하고 말았다. 드럼 루프, 샘플, 사운드스케이프
등 지금에서야 흔하디 흔하지만 당시엔 생소하던 것이고 가장 진보적이라 할 만하다.
선교사의 음성 샘플링이 등장하는 Jezebel Spirit이라는 곡이 있다. 믹싱된 방식이 무척이나 신선하고
놀랍다. 그것만으로도 성이 차지 않는지 데이빗 번의 음성도 담겨 있다. 그 자체만으로도 이 앨범은
구입할 가치가 있다.

 

6. 피터 가브리엘 - Passion
프로그레시브에서 월드뮤직, 팝까지 피터 가브리엘이 한 모든 작업물에 나는 존경을 표한다. 놀라운
아이디어를 지닌 놀라운 인물이다. 위대한 뮤지션인 것이다. 이 앨범은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 '예수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을 위해 쓴 곡과 추가적인 곡들이 담긴 앨범이다. 이 음악에 나는 무척 가깝게
느껴진다. 내가 음악을 듣는 것처럼 그도 듣는게 아닐까. 그래서인지 그에게서 친밀감을 느낀다.

 

7. 스틸리 댄 - The Royal Scam
또 다른 놀라운 밴드. 계속 듣게 만드는 타이틀 트랙에는 무언가가 있다. 6, 7년간은 못들은 듯 싶은데
내 머리 속에 박혀 있고 결코 잊을 수 없는 나의 애청음반이 되었다. 스틸리 댄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이 리스트에 Aja를 꼽을 뻔 하기도 했지만 바로 타이틀 트랙때문에 이 음반이 꼽혔다.

 

8. 토킹 헤즈 - Remain in Light
Remain in Light의 크로스리듬은 그야말로 나를 녹다운시켰다. 베이스가 결코 예상한대로 나오지
않는다. 무언가 놀라운 리듬이 담긴 음악을 찾는다면 타이틀 트랙이 그 역할을 할 것이다. 물론 처음
들었을 땐 세세히 분석하진 않았지만 무언가 다른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 밴드는 팔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그저 느끼는 음악을 하고 있다. 그들의 콘서트에 가고 싶었지만 아직
본 적이 없다. 자신이 밴드에 속해 있으면 겪게 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다른 이의 연주를 볼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9. 고레츠키 - 3번 교향곡 (Elektra)
내가 Broken China 앨범을 녹음할 당시 Sweet July에 적절한 퍼커션을 가미하려고 했지만 마땅한
느낌을 찾지 못했다. 누군가 고레츠키의 사운드와 같은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레츠키의 음악은
들어본 적이 없었고 외출을 해서 그의 앨범을 구입했는데 정말 좋았다.  고레츠키는 클래식 작곡가
이지만 이 음악은 피터 가브리엘이나 브라이언 이노와 같은 카테고리에 있는 듯 하다. 고요하고
신성한 느낌이 든다. 음성 또한 놀랍다. 마치 또다른 악기처럼 거의 앰비언트같은 느낌이다.

 

10. Talk Talk - The Colour of Spring
곡들의 심플함과 마크 홀리스의 음성은 이 앨범을 놀라운 수준에 이르게 한다. 첫 곡인 Happiness
is easy가 대표적이다. 단지 베이스, 스네어, 그리고 기이한 코드. 놀라운 곡들과 변칙이 있는 단순함
그것이 Talk Talk이다. 핑크 플로이드에서는 다채로운 소리를 입히려고 애썼기 때문에 이렇게나
스트레이트한 음악을 하진 못했다. Wish you were here 정도일까. 어떻게 보면 이런 타입의 음악이
훨씬 용기 있는게 아닐까. 감추는 것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감동을 주는 걸까? 뭐라
말하긴 힘들지만 나의 다른 애청음반들처럼 기분을 좋게 하는 요소가 있는 듯 하다. 나를 행복하게
하지 않는 음반이라면 고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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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javaop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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