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사와 아키라의 '숨은 요새의 세 악인'을 보고서 '이걸 다시 만들어도 참 볼만 하겠군'
하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모험활극에서 바라게 되는 오락적인 재미가 가득 버무려져 있고
구로사와 감독이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처음 시도한 와이드 스크린 화면은 감상자에게
호방한 기상을 불어넣기에 충분합니다. 그런데 저만 그런 생각을 가진 건 아닌지 일본에서
리메이크작이 나왔습니다. 이름하여 '숨은 요새의 세 악인: 라스트 프린세스'. 메가폰을 잡은 이는
'로렐라이', '일본침몰'의 히구치 신지. 영화감독보다는 '가메라' 시리즈를 통해 특수효과 전문가로
더 이름이 높은 인물이죠. 결과적으로 이 번 리메이크 프로젝트는 히구치 신지의 한계를 명확히
보여주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꼼꼼한 캐릭터 묘사에 대한 관심보다 눈에 확 띄는 볼거리 연출에
대한 손버릇을 어찌 할 수 없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먼저 영화의 줄거리를 대략적으로 요약해보면
패망한 아키즈키의 공주 '유키'와 장군 '마카베 로쿠로타'는 두 좀도둑의 도움을 받아 군자금을
야마나 군사들의 추적을 피해서 동맹국 하야카와로 이송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의 대략적인
얼개는 차이가 없지만 '라스트 프린세스'는 두 가지 큰 차이점을 보입니다.

먼저 공주 '유키'를 돕는 좀도둑 다케조의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인기 그룹 '아라시'의 마츠모토 준이
이 역할을 맡았다는데서 부터 짐작한 것이지만 비열하고 자기 실속만 챙기려는 원작의 인물과는 달리
무척 용맹스러워졌습니다. 그러므로 인해 공주와의 로맨스도 있고(원작에서는 잠든 공주를 강간하려던
인물이 이렇게나 멋지게 바꼈습니다!! ㅡ..ㅡ) 황금은 나몰라라 내팽겨쳐 두고 사로잡힌 공주를 구출하러
(원작에서는 황금을 챙기고 냅다 줄행랑)  혈혈단신 야마나의 적 진영에 침투합니다. 정말 큰 변화이지
않습니까? 이런 변화가 어떤 문제를 가져왔는가 하면 바로 공주의 위상 격하입니다. 원작에서 공주는 남자
처럼 자라온, 무예도 어느 정도 갖춘 자립적인 여성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곤경에서도 자신이 헤쳐나가
려는 의지가 강한 인물입니다. '라스트 프린세스'에서의 유키는 마냥 누군가에게 의지하려고만 하는 유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아름답고 애처러운 모습의 공주를 구하는 훈남 다케조의 활약을 흥행요소로 생각했겠지만
지나친 감상적 변화로 느껴졌습니다. 다케조의 활약에 따라 로쿠로타의 비중도 따라 줄었다는 건 안타까운
배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러한 인물들의 성격 변화와 함께 두드러지는 건 우르르쾅쾅 터트리고 무너지고 시끌벅적한 화면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히구치 신지 자신의 본령이 있는데 활용하지 않을리 없겠죠. '라스트 프린세스'에서는 화끈하게 터트려
줍니다. 야마나 요새의 폭발 신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극적인 재미로는 연결되지 못하고 요란하기만 한게 문제
겠죠. 머리 속에서 그렸을 땐 멋진 그림이 나왔을지 모릅니다. 요새는 폭발의 기로에 있고 애뜻하게 서로를 바라
보는 공주와 다케조는 위험천만의 순간 요새를 탈출한다! 공주와 다케조가 폭발하는 요새를 바라보고 있는데 뒤늦
게 로쿠로타와 신파치가 말을 타고서는 화염을 뒤로 하고 뛰쳐나올 땐 그야말로 압권입니다. 이것이 바로 흔히 말
하는 유치찬란!
이러저러한 차이점을 언급하기도 민망스럽게 어느 것 하나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없습니다. 모든게 과장되
게만 보입니다. 백성들을 생각하며 눈물흘리는 공주도, 공주때문에 갑작스레 야비한 놈에서 착한 놈으로 환골탈태
하는 다케조도, 다케조 때문에 비중이 왕창 줄어서는 왜 있는지 의구심이 들지만 천하명장이라고 들먹이는 로쿠로
타도, 신파치는 양념 존재라고 치고 제 역할 해주는 선수가 없으니 '덕지덕지' 혼재해 있는 양상이랄까요. 해학이
넘치면서 날렵한 원작영화와 이것저것 주렁주렁 달고서 뛰려는 이번 리메이크작. 지금 시대에 맞게 화려하게 꾸밀
려고 치장은 했다지만 빈곤함만 느껴집니다. '가득 채우느냐 덜 채우느냐는 중요치 않다. 적절한 쓰임이 중요하다.'
뭐  그런 얘기가 될까요. 원작을 접하지 못한 분들은 어떻게 느낄까 그런 궁금증이 듭니다. 원작과는 무관하게 이
영화 자체만으로도 좋은 평가가 내려지긴 어려울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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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imdb.com/title/tt1077089/

국내 극장가를 찾은 미타니 코키의 '매직 아워'에는 지금껏 함께 해왔던
단골 배우들이 주연, 조연, 카메오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일본영화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거장 이치가와 곤 감독의 마지막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건 큰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영화 속 영화감독으로 출연한 이치가와 곤 감독. 주인공 무라타(사토 코이치)가
대역 연기를 맡은 영화 촬영 장면이었죠. 올해 이치가와 곤 감독이 세상을 뜨셨던
터라 영화감독 역할이 남다른 느낌을 자아내네요.



미타니 코키 감독 역시 이치가와 곤 감독의 영화에 출연한 바 있습니다.
이치가와 곤 감독의 유작이랄 수 있는 '이누가미 일족 (2006)'에서 여관 주인 역으로
나왔던 것이죠. 잠시잠깐 코미디언 이홍렬 씨 분위기인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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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 번 겪은 일은 아니지만 조연에 불과한 아야세 하루카가 메인을 장식하고 있는 포스터는 불만입니다.
저도 하루카 좋아하지만 그래도 그 자리는 후카츠 에리의 자리 아닌가...!! ^^ '매직 아워'에는 미타니 코키의
전작 '우쵸텐 호텔'에 이어 동일한 역할로 등장한다고 추정되는 한 명이 있습니다. 누굴까요? 바로..............
거리에서 라이브를 하다가 후카츠 에리에게 돈을 뜯기는 카토리 싱고. 깜짝 출연으로 재미를 주는 장면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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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리오 메뎀: Los Amantes del Círculo Polar
토요일 집에 틀어박혀 있을 생각이었는데 '북극의 연인들'이 CGV에서 개봉중이라는
얘길 듣고 전단지를 챙겨올 요량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날씨가 어찌나 춥던지 왕가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다른 사람들은 빠르게 지나가는데 나만 추위에 떠밀려 느릿느릿 걸음을
옮기는 느낌이더군요. 왕복 한시간. 전단지 하나때문에 이래야하나 싶기도 했지만 CGV서면
에서 전단지를 집어든 순간 흡족한 기분이었습니다. 깜짝 개봉이네요. '북극의 연인들'에서
사춘기 시절 아나 역을 맡은 여배우의 청순한 모습이 아른거립니다. 아역 배우를 보는 즐거움
이 적지 않은 영화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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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치즈키 로쿠로 인터뷰 [新・悲しきヒットマン]
http://www.imdb.com/title/tt0114426/
http://www.jmdb.ne.jp/1995/ds001470.htm


약에 취한 채 라이벌 갱의 보스를 살해한 다치바나. 십년의 감옥살이를
하고서 복귀한 야쿠자 세계는 이미 그에겐 낯선 세계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위안이 되어주는 연인이 생기고 평범한 생활을 꿈꾸게
됩니다. 이듬해에 나온 '오니비'와도 맞닿아있는 부분이죠. 폭력이 난무하는
거친 야쿠자 세계와 감성적인 로맨스가 혼재해 있는 작품인 것이죠. 야마노우치
사치오의 원작 '슬픈 히트맨'을 바탕으로 했지만 정작 영화만의 독자적인 이야기를
가지게 되었다는 인터뷰에서의 언급이 있는데 영화제목이 '슬픈 히트맨'이 아닌
'신 슬픈 히트맨'으로 된 것도 원작과 다르다는 점을 감안한 작명인 듯 싶습니다.
이미 이전에 영상화된 적도 있더군요.


슬픈 히트맨 悲しきヒットマン (1989) [감독: 이치쿠라 하루오 一倉治雄, 주연: 미우라 토모카즈 三浦友和]
오니비 鬼火 (1997) [감독: 모치즈키 로쿠로, 주연: 하라다 요시오 原田芳雄]




Another.Lonely.Hitman.1995.DVDRip.XviD.EngSubs-KamuiX[(017673...


Another.Lonely.Hitman.1995.DVDRip.XviD.EngSubs-KamuiX[(130464...


Another.Lonely.Hitman.1995.DVDRip.XviD.EngSubs-KamuiX[(131012...


Another.Lonely.Hitman.1995.DVDRip.XviD.EngSubs-KamuiX[(135468...


Another.Lonely.Hitman.1995.DVDRip.XviD.EngSubs-KamuiX[(17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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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2004)

영화노트 2008. 12. 4. 21:37
ジェニファ 涙石の恋
http://www.imdb.com/title/tt0438882/
http://www.eigaseikatu.com/title/5046/

드라마 '백야행'의 야마다 타카유키가 출연한 환타지 멜로 '제니퍼'입니다.
소년원에 다녀 온 전력이 있는 다카시라는 청년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절에
몸을 의탁하며 밭을 일구는 그의 앞에 제니퍼라는 알듯 모를듯한 여성이
나타납니다. 두 사람은 사랑을 하게 되지만 제니퍼는 다카시가 기억하고
있는 어릴 적 영화 속 소녀일 뿐이라는 것이 밝혀집니다. 애달픈 사랑이야기를
들려주는 볼만한 영화인가? 감독이 협찬 받은 돈으로 90분짜리 CM을 찍을 요량
이었는지 진부함이 가득했습니다. 우연한 만남, 어색한 상황과 대사, 쉴 새
없이 울려대는 유키 쿠라모토의 피아노 음악 등 지나친 낯간지러움과 식상함을
견뎌야 합니다. 감정과잉의 음악이 포화상태인 영화는 정말 만나고 싶지는 않네요.
어색함 하나는 최고였는지 손예진이 나왔던 드라마 '여름 향기'를 떠올리기도 했
습니다. 손예진과 송승헌이라는 유치 커플을 다시금 떠올리다니!


다카시가 극장에서 본 영화 장면으로 애니메이션 시퀀스가 등장합니다.
저주에 걸려 돌이 된 소년의 이야기. 돌이 자신을 아끼는 소녀와 만나게 되고 마법을
푸는 소녀의 키스를 받지만 소녀와 이별하게 되는 운명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다카시 자신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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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하고 맥빠지는 이 영화에서 그나마 한순간이나마 즐거움을 주는 존재가 바로 이 분이십니다.
아사미 레이나. 여기저기의 조연출연으로 익숙한 얼굴인데 한결 같은 발랄함을 선사하네요.
'워터보이즈 2'라는 드라마에서 터프한 학생 회장 역으로도 나온 바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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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브룩스: 허망한 경주 Bite the Bullet (1975)
http://www.imdb.com/title/tt0072705/

'허망한 경주'는 거친 사막 레이싱에서 발휘되는 참가자 간의 우정, 점점 나이를
먹어가면서 쇠락해가는 육체에 대한 안타까움, 동물을 대하는 올곧은 시선 등 웨스턴
장르로서는 이색적이라고 할 수 있는 테마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진 핵크만이 연기한
샘이라는 주인공은 전쟁에 참가한 전력이 있는 인물이지요. 전쟁의 잔혹한 기억을 여전히
안고 있는 샘은 그 때문인지 동료 레이싱 참가자들에게 지극히 인간미있는 면모를 보여주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단지 우승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남아있는 무언가를 확인하고
싶어하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벤 존슨의 모놀로그나 종반에 이르러 사막에서 신기루 마냥 펼쳐지는 저속화면 등도 무척 인상 깊지만
샘이 치통으로 고생하는 멕시코 남자에게 총알을 이용해서 의치를 만들어주는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샘에게서 의치를 선사 받은 멕시코 남자는 총상을 입고 쓰러지게 되는데 자신의 입에서 떨어져 나간 의치를
집어 들면서 아주 멋진 대사를 합니다. 어렸을 적에 이 대사를 잡지에서 먼저 접하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
는데 성인이 되어서야 출시된 DVD를 구입해서 영상으로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워너에서 출시된
'허망한 경주' DVD는 셔플이 전혀 없음에도 풀스크린과 와이드 사이즈를 모두 담고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죠.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한국 워너 DVD.


총상을 입은 남자는 떨어져 나간 의치(총알)를 더듬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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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총알을 보아왔어요. 너무나 많은 총알을. 하지만 이 총알은...'
'I have seen many bullets. Too many. But this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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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몸에 좋은 총알을 본 적이 있어요?'
'Truly, did you ever know a bullet... that is good for the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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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마진 (1966)

영화노트 2008. 12. 3. 01:01
야스다 키미요시 安田公義: 다이마진 大魔神 (1966)
http://www.imdb.com/title/tt0062851/
http://www.jmdb.ne.jp/1966/cp001490.htm

거대한 석상에 봉인된 '마진'이 부활해서 억압받는 백성들을 구원한다는 내용의 대괴수물 '다이마진'.
'다이마진' 시리즈는 사무라이 시대극 배경인 대괴수물이라는 점이 흥미로운 지점이지요. 시리즈의
첫번째 영화인 '다이마진'에서는 하나부사 가문을 쿠데타로 무너뜨리고 성주의 지위를 차지한 사마
노스케가 백성들을 쥐어짜는 폭정을 일삼게 되면서 최후엔 '마진'의 심판을 받는다는 간결한 권선징악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백성들의 고난에 이어서 부활한 마진이 보여주는 종반의 거칠 것 없는 활약상은
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합니다.


http://www.enjoytokyo.jp/id/kumakuma-world/137735.html
촬영소 부근에 '마진'의 실물 형상을 세워둔 모양이네요.

멸문을 당한 하나부사 가문의 살아남은 딸 '코자사'가 시냇가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
일본 시대극에서 익숙하게 보이는 이런 장면들 참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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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바야시 祇園囃子 [와카오 아야코 若尾文子 x 미조구치 겐지 溝口健二]
미조구치 겐지의 필모그래피의 끄트머리 즈음에 위치해 있는 '기온 바야시'에서의
와카오 아야코의 모습입니다. 앳띤 모습을 여실히 느낄 수가 있지요. 미조구치 감독이
조금 더 장수하셨더라면 와카오 아야코를 히로인으로 한 영화를 더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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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확인하고 계신 미조구치 감독(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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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샤(?) 복장을 한 와카오 아야코와 미조구치 감독. 미조구치 감독의 표정이 엄청 흐뭇해 뵈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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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오카 조지: 반짝반짝 빛나는
http://www.imdb.com/title/tt0104616/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3814559
출연: 야쿠시마루 히로코(쇼코), 토요카와 에츠시(무츠키), 츠츠이 미시타카(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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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카오리의 원작을 영화화한 '반짝반짝 빛나는'은 사정에 따라 동성애자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된 쇼코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우울해졌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길
반복하는 정서불안 증세를 지닌(게다가 알콜중독증세까지 더해진) 쇼코는 가정을 꾸린다면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맞선과 함께 급한 결혼을 하게 됩니다. 결혼
상대자인 무츠키 역시 의사라는 안정된 직장을 가졌지만 남자애인 '곤'이 있는 동성애자로서
부모의 성화로 인해 내키지 않는 결혼에 동참하게 됩니다. 평범치 않은 이들 커플의 하루하루
는 각자의 생활에 열심인 마냥 일상적인 모습입니다. 부부라는 끈으로 묶인 이들은 점차 갈등을
빚기도 하지만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지극한 무척 따뜻한 관계를 이어갑니다. 쇼코는 남편과
연인 사이인 곤에 대해 어떠한 질투를 보이지도 않고 오히려 그를 집으로까지 초대하고 남편과
곤 사이에 끈이 되어 줄 수 있는 아이까지 자신이 가질 수 있으면 하는 희망마저도 지니게 됩니다.
우울증 여자와 동성애자 남자라는 특이 커플의 생활상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려 하는 것
보다는 단순한 남녀간의 애정만이 아닌 사람에게 인간적으로 애정을 느낀다는 것, 서로 아끼며
보듬어주게 되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끔 하는 제목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감성을 전하는 영화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영화화 준비중이라고 들었는데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 지 기대가 되고 비교할 수
있는 즐거움도 얻을 수 있겠네요.


쇼코는 이탈리아어 번역가인데 한 밤 중 모짜르트의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의 아리아를 듣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밤샘작업을 하는 쇼코의 모습이 비추어져서 재미로 다가오는 장면이었습니다.



쇼코, 무츠키 그리고 곤 이들 세 사람은 함께 바다 구경을 갑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얼룩말 무리를
함께 지켜보게 됩니다. 이 때 연인이 돌아오길 간절히 기도하는 '노르마' 중 '정결한 여신' 아리아가 흐릅니다.



영화의 라스트 장면. 쇼코가 욕조에 몸을 담그고서는 '크고 오래 된 시계 大きな古時計'라는 곡을
흥얼거리는 장면이 중반 등장하는데 라스트 장면에 이르면 이 곡이 흐르면서 대미를 장식합니다.



히라이 켄 '크고 오래 된 시계 大きな古時計'



출판사 담당자로 잠시잠깐 모습을 보이는 니나가와 유키오 감독('푸른 불꽃','뱀에게 피어싱').
야쿠시마루 히로코가 스타를 꿈꾸는 신인 배우 역으로 출연했던 'W의 비극'에서도 니나가와 감독은
연극 연출가 역을 맡아서 조연배우로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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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에 쟁여놓은 책을 뒤적이다가 발견한 '행복한 장의사와 함께 배우는 제례 길라잡이'라는 소책자.
'행복한 장의사' 영화가 나온 지가 꽤 되었군요. 장문일 감독의 인터뷰가 실린 'NeGA' 잡지와 크로스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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