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인가 아침밥 먹다가 TV를 트니깐 엠넷에서 데이빗 번과 토킹 헤즈 이야기가 나오고 있더라고요. 아니... 엠넷에서도 팝음악 프로그램이 있었던건가 해서 급흥미가 생겨서 보고 있는데 뭔 프로그램인가 했더니 장기하가 일행과 함께 데이빗 번 공연을 보러가는 프로그램이더군요. 공연을 보고 공연장 바깥에서 '여전히 멋지시다' '그런데 직접 만날 수 있을까' 일행이랑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에휴... 저러다 그냥 아쉬움을 뒤로 하고 끝내는 수순을 생각했는데 나중에 데이빗 번이 장기하 일행이랑 만나는 장면이 나오더 라고요. 아주 잠깐 얼굴 비추는 정도였지만 아침밥 먹다가 횡재했다 싶었네요. 국내 방송에서 볼 일이 거의 없는 음악인이 등장하는 걸 보고 왠지 직접 만난 듯한 반가움이 느껴졌어요. 장기하가 '이럴줄 알았으면 음반 챙겨올걸' 하면서 아쉬워 하던데 팬에겐 안타까운 상황이죠.
데이빗 번은 '마지막 황제'로 아카데미 음악부문을 수상한 전력도 있지만 '트루 스토리스'로 영화 연출을 한 적도 있죠. 앨범의 각 트랙들을 작업하듯이 한 영화에 재미나고 독특한 아이디어를 에피소드 마다 가득 담아냈어요. 토킹 헤즈 팬들에겐 더할 나위없는 선물이지 않을까 싶어요.
People Like Us (보컬: 존 굿맨)
Dream Operator (보컬: 애니 맥켄로)
Talking Heads - Wild Wild Life
컴플리트 사운드트랙이 수록되어 있다는 스티커가 붙어 있네요. 스코어를 비롯해서 삽입곡이 수록된 근사한 사운드트랙 시디가 동봉되어 있어요. 구입에 큰 메리트겠죠.
타블로이드 잡지 같은 소책자와 함께 종이 케이스에 담긴 사운드트랙 시디가 들어 있습니다. 예전에 음악잡지 구입하면 종이 케이스에 담긴 부록 시디를 주던게 생각나네요. 그런 맥락이 아닐까 멋대로 생각해봤습니다.
처음 받은 물건에 손상이 있어서 교환 받느라 잠시 블루레이가 두 개가 되었네요. 두 개씩 모으는 취미는 없지만 두 개를 나란히 놓고 보니 보기는 좋군요.
니콜라스 뢰그 감독의 워커바웃에 나왔던 제니 애거터의 십대시절 출연작입니다. 마을에 소녀들의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여동생이 오빠를 범인으로 의심하게 되면서 여동생의 몽상이 극심해지는데 몽환적이면서도 발랄한 분위기가 어우러 지는 게 느낌이 괜찮더군요. 재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동네의 폐건물이나 소음 가득한 건축 중인 건물 배경도 특색있게 다가오기도 하고요.
바실 커친 - I Start Counting (보컬: 린제이 무어)
소책자에는 친구로 출연하는 두 여배우의 바이오가 담겨 있습니다. 다른 분은 이미 고인이 되셨네요. 제니 애거터도 지금은 할머니 나이가 되셨는데 '기찻길의 아이들' 속편에 해당하는 영화에도 근래 출연을 했다고해서 어떻게 영화가 나왔을지 궁금하네요.
메뉴화면
영화를 보다보면 깜짝 등장하는 한 분이 계신데 필 콜린스가 아이스크림 장수로 출연을 합니다. 아마도 제네시스에 드러머로 들어가기 바로 직전 시기일 듯 싶은데 단역이지만 지금 보기엔 꽤 재밌는 장면이네요.
내가 처음 타르코프스키를 만난 것은 첫 소련 방문 때 모스필름에서 열린 환영오찬 자리에서였다. 그는 키가 작고 말라서 다소 몸이 약해 보였으나 머리가 굉장히 뛰어나고 유난히 감성이 도드라져 보여서 왠지 다케미츠 토루(작곡가)와 매우 닯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타르코프스키는 영화촬영이 있다면서 도중에 자리를 떴는데 잠시 뒤 식당 창문 유리가 심하게 떨릴 정도의 폭발음이 들렸다. 내가 놀란 얼굴을 하자 모스필름 소장이 히죽 웃으며 말했다. '전쟁이 일어난 게 아닙니다. 타르코프스키가 로켓을 쏘아올린 거예요. 하긴 저한테 이번 타르코프 스키와의 작업이 큰 전쟁이긴 합니다만.'
타르코프스키는 그때 솔라리스를 촬영중이었던 것이다. 점심식사후 나는 타르코프스키의 솔라리스 세트를 방문했다. 과연 까맣게 타버린 로켓이 우주위성기지 세트의 한쪽 구석에 있었다. 세트에서 로켓을 쏘아올리는 장면을 어떻게 촬영했는지 묻는다는 걸 아쉽게도 깜빡하고 말았다. 위성기지 세트는 큰 돈을 들여서 공들인 것으로, 두꺼운 두랄루민으로 제작된 것이었다. 차가운 금속제의 은색 빛으로 빛났고 나란히 늘어서있는 계기류의 광전관이 적색, 청색, 녹색의 광선으로 미묘하게 깜빡이거나 물결치듯이 움직 이고 있었다. 그리고 복도 천장에는 두 개의 두랄루민 레일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레일에는 위성기지 내부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카메라의 작은 바퀴가 매달려 있었다. 타르코프스키는 마치 아끼는 장난감 상자를 보여주려는 아이 마냥 밝은 표정으로 설명을 해가면서 세트를 안내해주었다. 함께 따라온 본다르추크가 세트 제작에 들어간 비용을 물었는데 타르코프스키의 대답을 듣고서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세트 제작비용은 '전쟁과 평화'의 본다르추크마저도 놀라게할 정도로 큰 금액이었는데 일본 돈으로 하면 약 6억엔 정도가 들었 다고 한다. 모스필름 소장이 자신에게 큰 전쟁과 같다고 말한 의미를 그제서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정도의 돈을 쓴다는 것은 그만큼의 재능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건 굉장한 작업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열정적 으로 세트를 안내하는 타르코프스키의 뒷모습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솔라리스가 지나치게 길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 내 생각은 다르다. 특히 도입부의 자연묘사가 너무 긴게 아닌가 싶지만 지구의 자연과 이별이라고 할 수 있는 장면의 중첩이 주인공이 우주위성기지에 쏘아 올려진 이후의 이야기 밑바닥에 깔려있어서 견딜 수 없는 지구 자연에 대한 향수로서 관객의 가슴을 죄어온다. 그것은 향수병과도 닮아 있는 것이다. 이렇게 긴 도입부가 없다면 위성기지에 갇혀 있는 사람들의 간절한 기분을 관객이 직접 느끼도록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이 작품을 밤늦게 모스필름 시사실에서 보았는데 보고 있는 동안 지구로 빨리 돌아가고 싶다는 기분이 들 면서 가슴이 아파왔다. 과학의 진보는 인간을 대체 어디로 끌고 데려가는 것일까. 무서운 감정을 이 영화는 훌륭 하게 담아서 보여주고 있다. SF영화에 이것이 없다면 단순한 몽상이 되고 만다. 솔라리스를 보고 있는 나의 머리 속에 그런 감회가 오고 갔다. 그때 타르코프스키는 시사실 구석에서 함께 보았는데 영화가 끝나자 부끄러운 듯이 나를 보면서 일어섰다. 나는 타르코프스키에게 말했다.
'굉장히 좋네요. 무서운 영화군요'
타르코프스키는 수줍은 듯 하지만 기쁜 듯이 웃었다. 그리고 우리 둘은 영화인협회 식당에서 보드카로 건배를 했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타르코프스키는 크게 취해서 식당에서 틀고 있던 스피커의 음악을 끄고서는 7인의 사무라이 테마 음악을 큰 목소리로 부르기 시작했다. 나 역시 지지 않고 함께 불렀다. 나는 그때 지구에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행복했다. 솔라리스는 보는 사람에게 그런 감정을 안겨주는 것만으로도 보통의 SF영화가 아니다. 굉장한 공포를 안 겨 주는 영화다. 그리고 그것은 타르코프스키의 날카로운 감성이 잡아낸 것이다. 이 세계에는 아직 인간이 모르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인간이 엿본 우주의 심연, 위성기지의 기묘한 방문객, 죽음에서 삶으로 역행하는 시간, 무중력의 기묘한 감각, 위성기지의 주인공이 떠올린 그의 집은 물에 젖어 있다. 그것은 무언가 주인공의 절실한 감정이 온몸 에서 짜낸 땀이나 눈물처럼 보인다. 그리고 소름끼치게 하는 것은 도쿄 아카사카미츠케의 로케이션 장면이다. 거울을 능숙하게 사용하면서 자동차의 헤드램프와 테일 램프의 움직임을 증폭시켜서 미래도시를 만들어낸 쇼트. 솔라리스에서 타르코프스키의 재능은 곳곳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타르코프스키는 난해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나는 동의 하지 않는다. 타르코프스키의 감성이 남달리 날카로울 뿐이다.
타르코프스키는 솔라리스 이후 거울이라는 작품을 만들었다. 이 영화는 그의 어릴 적 기억을 그려낸 작품이지만 이 영화 역시 난해하다는 사람이 많다. 얼핏 보기에 맥락없는 전개를 보여주는 영화다. 하지만 어릴 적 기억이 논리정연 하게 이어져 있을 리 없다. 조각나있는 기억의 파편이 기묘하게 이어져 있는 것에서 유년 시절에 대한 시를 만들어 낸다. 그렇게 본다면 이렇게 이해하기 쉬운 영화는 없다. 하지만 타르코프스키는 그러한 것은 아무런 말도 없이 입을 다물고 있다. 나는 그것에서 타르코프스키의 장래성을 본다. 자신의 작품을 해설하기 바쁜 사람에게는 기대할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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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 (코리앤더, 실란트로) 키우기 알리에서 구입한 고수 씨앗. 집 근처 다이소에서 팔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허탕을 치고 돌아와서 알리에서 주문을 했다. 4월 16일 주문했는데 한달여가 지나서 5월 19일 수령을 했다. 고수 씨앗 50립, 200립에 각각 0.11 달러를 줬다.
고수 씨앗이 물을 듬뿍 머금도록 하루나 이틀 동안 물에 불린다. 그리고 손으로 힘껏 눌러서 반으로 쪼갠 후 화분에 심는다.